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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째 금리를 동결한 한국과 달리 브라질 등 신흥국은 경기둔화에 대응해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 행진에 나서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등 여파로 성장률이 뚝뚝 떨어지자 물가보다는 성장 쪽에 경제운용의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것이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10.5%에서 9.75%로 0.75%포인트 인하했다. 브라질 기준금리가 한 자릿수를 기록하기는 지난 2010년 4월의 9.5%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월 산업생산이 3년래 최대폭으로 감소하는 등 기업이 고전을 면하지 못하자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권 중앙은행들도 이미 금리를 내렸거나 인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고 필리핀도 지난주에 0.25%포인트 내렸다. 베트남 중앙은행도 6일 현재 15%인 정책금리를 1%포인트 내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ㆍ인도 등도 금리 인하 행진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도의 경우 지난해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인 9%보다 크게 낮아진 6.9%로 추정되면서 이달 중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인도 성장률은 2010년 3월 9.4%를 기록한 후 7분기 연속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국내 경제성장 둔화와 높은 물가 상승으로 인도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했다"며 "과거 금리 인상에도 물가가 잡히지 않자 금리를 내려 성장이라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도 올해 2ㆍ4분기 이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7.5%로 제시하는 동시에 내수 부양의 의지를 선언했다. 신화통신은 중국의 샤먼대와 싱가포르 국립대학 등이 공동 연구한 보고서를 인용해 "유럽 상황이 더 나빠지고 미국의 경제회복 속도가 정체될 경우 중국이 이르면 2ㆍ4분기 이후 0.25%포인트 정도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도 오는 4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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