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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가 난 것도 아닌데…" 건설업체의 굴욕
입력2009-01-21 14:26:36
수정
2009.01.21 14:26:36
"계약해지 해달라" 전화 빗발… 'C 성적표' 건설사 몸살
"부도가 난 것도 아닌데…" 건설업체의 굴욕
'사면초가' 신용평가 C등급 건설사들계약자들 해지 요구로 '몸살' 신규분양도 사실상 무기연기
정두환기자 d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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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가 난 것도 아닌데….'
정부의 건설업체 신용등급 발표로 'C' 성적표를 받아든 중견 건설업체 아파트 분양이 혹독한 시련을 맞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아파트 계약자들의 해지 요구로 미분양 판촉을 접은 것은 물론 계획했던 신규 분양도 사실상 무기 연기하거나 포기할 조짐마저 보이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C등급을 받은 11개 건설업체 모델하우스와 본사 고객센터는 이날 하루종일 분양 계약자들의 문의와 계약 해지 요구로 몸살을 앓았다.
W사의 김포 아파트 모델하우스 관계자는 "신규 분양 계약상담은 한건도 못한 채 하루종일 계약자들의 전화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특히 상당수 계약자들은 막무가내로 아파트 계약을 해지할 테니 그동안 낸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해 모델하우스 담당자들은 진땀을 빼야 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계약자들의 불안감은 이해하지만 사업 자체에 하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공사에 차질이 생긴 것도 아닌데 무조건 계약을 해지해줄 수 없는 입장"이라며 하소연했다.
D사는 일산신도시 인근에서 분양 중인 아파트의 미분양 물량 추가 판매에 대한 기대를 사실상 접은 상태다. 최근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계약률을 70%대까지 끌어올렸지만 C등급 발표 이후 신규분양 상담 문의가 뚝 끊어졌기 때문이다.
모델하우스의 한 관계자는 "다행히 아직 계약해지 요구는 거의 없지만 당분간 계약률이 정체를 보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정부의 건설사 등급 발표는 예정된 신규분양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또 다른 W사는 당초 오는 3월로 예정된 평택 아파트 신규분양을 일단 잠정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단 모델하우스 공사는 거의 마무리 지었지만 당초 예정대로 문을 열어야 할지 여부는 고민"이라고 전했다.
2~3월 중 서울 휘경동, 대구 복현동에서 신규 분양을 예정했던 I건설 역시 일단 채권단과 협의해 분양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계획 자체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해당 업체들은 정부와 금융권이 퇴출 대상이 아닌 C등급 업체까지 굳이 발표함으로써 살아날 수 있는 업체까지 죽이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항의하고 있다.
C등급 판정이 난 한 업체 관계자는 "C등급을 받은 것이 곧 워크아웃 절차를 의미하는 것도 아닌데 일부 계약자들은 마치 부도가 난 듯 반응하고 있다"며 "등급 발표로 받게 될 직ㆍ간접적인 피해가 예상을 뛰어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말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면 조용히 하면 되지 마치 구조조정 실적 홍보하듯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언제는 대주단협약 만들어 기업을 살릴 듯하더니 살아날 수 있는 업체까지 쓰러지게 될 판"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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