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시장이 당분간 큰 폭의 변동성에 노출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 빠질 우려가 높아지면서, 채권시장도 제대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혼선을 빚는 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에 당분간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음과 그 반대로 경기침체에 우려가 혼재하면서 장단기 수익률 구조가 다양화하고 변동폭이 클 것으로 전망하며, 투자자들의 유의를 요망했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과 독일 등 유럽의 주요 선진국 채권시장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면서 장단기 채권의 수익률 차이(스프레드)가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비해 미국이나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면서 채권의 장단기 스프레드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단기 이자율이 장기 이자율보다 더 높아지면 경기침체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되며, 그 반대로 단기 이자율이 장기 이자율보다 낮을 경우 인플레이션의 신호로 해석한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단기보다 장기이자율이 약간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선진국인 유럽의 15개 유로존 사용 국가들은 지난 4월 3개월 연속 소매지출이 하락해 당초 상승세를 기대했던 분석가들을 놀라게 했다. 그 결과 이 지역의 채권시장은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반면에 성장세가 강한 아시아 등 이머징 채권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장기 금리에 반영되면서 장ㆍ단기 금리와의 격차가 더더욱 커지고 있다. WSJ은 채권 딜러 및 전략가들의 이번주 미 국채 2년물 금리 예상 매매 범위가 2.35%~2.75%로, 10년물 국채의 경우는 3.87%~4.07%로 각각 제출돼 근래 보기 드물게 상하단 폭이 확대됐다고 전했다. 그린위치캐피털의 알란 러스킨 투자전략가는 “세계 각국의 채권시장이 어떤 기준도 없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는 양상”이라면서 “인플레이션과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시장이 분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채권회사 핌코의 투자전략가 모하메드 엘리안도 “이제 더 이상 각국 채권 시장이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 가는 현상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폭등으로 생긴 인플레이션 충격이 나라마다 서로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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