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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 인플레 달성 가능성 낮아

칸노 마사아키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0일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일본의 강력한 부양책이 2년 안에 물가 상승률을 2%로 끌어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아베노믹스, 과연 성공할 것인가’라는 세미나에서 “일본의 인플레 기대심리가 여전히 낮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칸노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소비자물가는 6월에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겠지만 2%에 도달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기대 인플레가 오르지 않으면 1% 인플레 달성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대 인플레가 오르고 있지만, 이는 대부분 외국인 투자자 때문”이라며 “일본인들은 워낙 오랫동안 디플레를 겪어 왔다”고 설명했다.

칸노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가치가 10% 하락해도 물가는 0.1%밖에 오르지 않는다는 일본 내각부의 추정 모델을 제시하면서 최근의 엔화 약세도 물가 목표 달성엔 역부족이라고 봤다.

그는 “물가가 2% 오르려면 엔화는 150% 절하돼야 하는 데 이는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2% 목표는 미션임파서블”이라고 단언했다.

칸노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목표가 달성되면 오히려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은행(BOJ)의 목표대로 인플레가 2%가 되고 나서는 BOJ가 국채 매입을 중단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이렇게 되면 시장이 패닉에 빠질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또 “물가가 2%면 예금은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금리가 적용될 것이고, 일본 투자자들은 실물자산을 사거나 외국자산을 찾을 것”이라면서 “국채를 대부분 내국인이 소화하는 일본 채권시장의 시스템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칸노 이코노미스트는 그러나 “경제성장 측면에서 2% 물가 목표는 ‘바람직하다(desirable)’”고 진단했다.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 상승효과로 내수를 진작시켜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는 “일본 경제의 성장률은 올해 0.4%에서 내년에는 3.0%로 훌쩍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베노믹스가 역풍을 불러올 가능성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재정건전화와 구조개혁 등 근본적인 해법이 진척을 보기 전에 아베노믹스로 생긴 자산가격의 거품이 빠지면 다시 디플레로 돌아갈 위험도 있다는 것. 그는 “디플레로 돌아가면 (과거보다) 더 큰 디플레에 빠질 수도 있다”면서 “중앙은행이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하는 동안 일본 정부는 전향적인 구조개혁, 재정건전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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