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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韓·美 FTA 비준에 관심 안 보이는 국회
입력2008-01-30 17:29:37
수정
2008.01.30 17:29:37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과 대통합민주신당ㆍ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대표연설을 비교하면 우리 국회의 상황인식이 안이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불투명한 시대에 돌입했다”며 연설의 대부분을 한미 FTA 비준 등 경제 문제에 할애했다. 이에 비해 양당 원내대표 연설은 출렁이는 세계 경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비준이 시급한 한미 FTA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도 보이지 않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때 5.2%까지 예측했던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4.1%로 낮출 만큼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이를 반영하듯 미 하원은 부시 대통령이 요구한 1,460억달러의 경기부양책을 29일 통과시켰다. 의회가 이처럼 신속하게 맞장구를 친 적도 드물었지만 상원은 하원보다 더 큰 규모의 부양책을 마련하는 등 의회도 경기회복을 위해 대통령 못지않게 힘을 모으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경제도 전망이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새 정부는 올해 6%의 성장을 꿈꾸고 있는 듯하지만 온통 불투명투성이다. 새 정부는 이를 위해 정부조직개편안을 마련했으나 저항이 만만치 않고 국회는 손질하려고 벼르고 있다. 정권교체 시기인 만큼 국정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딴죽을 걸고 있다. 미국 의회가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부시 대통령이 강력하게 요청한 한미 FTA 비준도 우리 국회는 관심 밖이다. 오는 4월 총선에서 표를 잃을까 봐 외면하고 있다. 신당은 당론도 못 정하고 있다. 한미 FTA 비준은 우리에게 절박한 사항이다. 비준이 늦춰지자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EU 측이 느긋하게 배짱을 부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에 민주당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비준은 물 건너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의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대대표가 29일 “한미 FTA의 연내 비준이 불확실하다”고 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부시 대통령이 강력한 비준 의지를 보인 만큼 국회도 이번 임시국회에서의 비준으로 화답해야 한다. 우리 경제가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국회가 외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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