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15%로 동결했다. ECB는 -1.0%인 하루짜리 예금금리와 0.4%인 한계대출금리도 유지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ECB가 현행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ECB가 지난 6월 회의에서 3개 정책금리를 모두 인하한 데다 은행들의 민간 대출을 유도하는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시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 부양책들의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TLTRO는 오는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라 정책 모니터링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달에 이어 "현재의 초저금리 수준을 상당 기간(extended period of time)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 악화를 언급하면서 "심화한 지정학적 위험이 경제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디플레이션 우려와 관련해 "그런 위험을 피하고 경제성장을 이끄는 데 필요하다면 비전통적 정책 수단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ECB 위원들의 견해가 모두 같다"며 추후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10개월간 ECB 목표치의 절반인 1%에도 못 미쳐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31일 유로존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는 전년 동기보다 0.4% 상승해 2009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독일의 6월 제조업 수주도 전월보다 3.2% 감소해 전문가 예상치인 0.8% 증가를 밑돌았으며 올 들어 되살아나는 듯했던 이탈리아 경제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전 분기에 비해 0.2%, 전년 동기 대비 0.3%가 줄어들었다. 이에 러시아 제재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유로존 경제에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진단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영국 중앙은행(BOE)도 이틀에 걸친 정례 통화정책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와 경기부양을 위한 자산매입 규모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BOE는 2009년 3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내린 후 5년 넘게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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