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사이버범죄대응과는 캄보디아에 근거지를 두고 5년간 판돈 3조7,000억원대의 대규모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도박장 개장) 등으로 정보기술(IT) 담당자 노모(34)씨 등 9명을 구속하고 최모(57)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또 도박 사이트 조직의 주범으로 캄보디아에서 잠적한 이모(52)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과 공조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7년 11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해외에서 인터넷 화상 카지노와 경륜·경마·스포츠토토 등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7만5,000여명의 회원을 모집해 3조7,600억원의 판돈을 받아 도박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당은 불법 도박 사이트 이용자들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총 4,700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조직은 2009년 9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대부업체로 위장한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뒤 현지에 8층짜리 빌딩 2개와 빌라 1채를 임대해 사무실과 숙소로 활용하면서 본격적인 인터넷 도박장 사업을 벌이기 시작했다. 또 일당은 도박장 운영을 위해 조직원 80여명을 고용했으며 이들은 개발팀과 웹팀·시스템운영팀·스튜디오팀 등으로 철저한 분업체계를 구축해 기업형 조직으로 운영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일당은 사법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운영 서버를 중국 등 해외 5개국에 분산관리했을 뿐만 아니라 보안업체 수준의 자체 보안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가 이들의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면 다른 도메인으로 홈페이지 주소를 바꾼 뒤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회원들에게 변경된 주소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관리했다.
경찰은 수년간의 집중 수사와 캄보디아 등 여러 국가들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도박 사이트 운영조직의 실체 및 운영·자금흐름을 밝혀낸 끝에 이들을 검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 "세계 각국 경찰과의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해외에 기반을 두고 이뤄지는 각종 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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