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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금융시장 판 깨지 말자" 공감대

S&P, 美채권보증회사 MBIA·암박 신용등급 'AAA' 유지<br>금융기관 30억弗 구제금융 제공등 긍정적 평가<br>급한 불 껐지만 파생상품 손실지속…"위기 진행중"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 뇌관인 미국발 모노라인(채권보증회사) 부실 사태가 최악의 고비를 넘긴 것일까. 미국계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모노라인의 생명줄인 신용등급을 현행대로 최고 등급을 유지하도록 결정함으로써 월가 금융기관의 도미노 부실 사태는 피하게 됐다. 모노라인의 최고 신용등급 유지로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급한 불은 껐지만 부실의 화근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관련 파생상품 손실은 계속되고 있어 모노라인발 금융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S&P는 26일(현지시간) 미국 1위의 채권보증회사 MBIA에 대해 현재의 신용등급인 ‘AAA’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 신용등급 하향 검토를 의미하는 ‘부정적 관찰 대상’에서 제외, 이보다 완화된 ‘부정적 전망’으로 변경했다. ‘부정적 전망’은 등급 하향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당장 등급 하향이 이뤄질 위기에서는 벗어났음을 의미한다. S&P는 이와 함께 미국 2위 채권보증회사 암박에 대해서도 신용등급을 최고 수준인 ‘AAA’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S&P는 암박을 ‘부정적 관찰 대상’에서는 제외하지 않아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S&P의 이번 결정으로 모노라인발 연쇄 부실 우려는 일단 잠복하고 모노라인업계 역시 자구 노력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벌게 됐다. S&P가 미국 1ㆍ2위 모노라인에 대해 최고 신용등급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월가 금융기관의 30억달러 구제금융 제공과 모노라인의 사업 부문 분리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 직접적 요인이지만 크게 보면 ‘금융시장의 판을 깨지는 말자’는 월가 차원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등급 강등으로 초래될 금융시장 충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모노라인의 신용등급 하락은 곧잘 ‘판도라의 상자’에 비유될 정도로 엄청난 후폭풍을 낳는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보증채권의 폭탄세일과 가치 폭락, 이를 보유한 금융기관 손실로 연결된다. UBS는 모노라인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전세계 은행들이 2,030억달러의 추가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이 같은 손실 규모는 지금까지 확인된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액인 1,520억달러보다 많은 것이다. 미국계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도 이번주 중 모노라인에 대한 신용등급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S&P처럼 현상 유지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이번주 초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암박에 대한 8개 대형 은행들의 구제금융도 결국은 ‘공멸은 피하자’는 합의로 해석된다. 모노라인 감독 당국인 뉴욕주 정부가 주도한 구제금융에는 씨티그룹과 UBSㆍ와코비아 등 미국과 유럽계 은행들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S&P의 신용등급 현상 유지 결정으로 모노라인 부실 사태는 큰 고비를 넘긴 것은 분명하지만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우선 대형 은행들의 구제금융 규모가 암박의 손실을 벌충하기에는 너무 작다. 뉴욕주 정부가 주요 모노라인들의 최고 신용등급 유지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외부 수혈 규모는 150억달러지만 8개 금융기관이 내놓기로 한 자금은 30억달러에 그친다. 이와 관련,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대형 은행들의 30억달러 지원으로 암박의 신용등급 하락을 저지할 수 있는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1위 모노라인인 MBIA는 건실한 부문인 지방채 보증 부문과 부실 영역인 부동산담보채권 영역을 분리할 계획이다. 부실한 영역을 떼어내 건실한 쪽을 살리자는 견해인데 이렇게 되면 모노라인의 부실이 은행들에 넘어가는 결과를 초래한다. 은행들이 부담을 조금 더 안더라도 뇌관 제거 작업에 동참하라는 압력이며 은행들도 어느 정도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부실 보증의 진앙지인 서브프라임 관련 자산 손실은 앞으로 더 이어질 것이 분명해 모노라인의 재무구조가 좀더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씨티그룹과 모건스탠리ㆍ메릴린치 등 주요 금융기관들의 추가 자산상각이 회사별로 최소 14억달러, 최대 1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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