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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간판 여성 산악인 오은선(43ㆍ사진 왼쪽)씨가 지난달 낭가파르바트(8,125m) 하산 과정에서 불의의 사고로 숨진 고미영(오른쪽)씨의 사진을 안고 오는 9월 안나푸르나(8,091m) 등정에 나선다. 후배 고씨와 생전에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오씨는 9월 초 세계 여성 산악인 가운데 최초로 히말라야 고봉 14좌 완등에 도전하기 위해 한국여성산악회 회원 5~6명과 함께 안나푸르나로 떠날 계획이다. 오씨는 “미영이가 원했던 것인 만큼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뭐든지 하겠다. 사진ㆍ유품 등을 가져가는 문제는 유족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여성산악회는 지난해 초 오은선ㆍ고미영씨와 함께 올가을 안나푸르나를 함께 오르기로 약속했다. 두 ‘철녀’가 경쟁에만 매몰되지 않고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취지에서다. 국내 여성 산악인 최초로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에 오른 지현옥씨가 안나푸르나를 오르다 실종된 지 올해 10주년을 맞는다는 점도 참작됐다. 오씨의 후원업체인 블랙야크도 여성산악회에서 등정 지원 요청을 해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어서 원정대가 꾸려지는 데 큰 장애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미영씨와 함께 히말라야 10개 봉우리를 등정했던 김재수 원정대장(코오롱스포츠)은 이와 별도로 이달 말 고인의 사진ㆍ유품을 안고 안나푸르나 등정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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