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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제3자의 고통 방관한 죄책감이란…
입력2010-03-16 17:15:13
수정
2010.03.16 17:15:13
'셔터 아일랜드'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은 위기에 처한 사람이 있을 때 이를 구하지 않고 방관한 사람을 처벌하는 법을 말한다. 2차 세계대전 때 이 법 조항이 세계인에게 적용됐다면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방관한 나머지 세계의 사람들은 처벌을 받았을 것이다.
영화 '셔터 아일랜드'는 제3자의 고통을 방관한 주인공이 어떻게 죄책감에 휩싸여 사는 지 보여주는 추리 스릴러다. 2002년 '갱스 오브 뉴욕'으로 인연을 맺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과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네 번째로 함께 했다.
영화는 시작부터 위태롭다. 배 안에서 구토를 하는 주인공 테디 대니얼스(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모습이 불안하게 흔들린다. 이어 겹쳐지는 사랑하는 아내와의 행복했던 한 때에 대한 회상은 이 영화가 단순한 추리 스릴러는 아니라는 것을 짐작케한다.
테디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퇴역 군인 출신으로 홀로코스트에 학살된 유대인들의 시체를 보며 죄책감에 휩싸여있는 보안관이다. 탈출이 불가능한 외딴 섬 셔터 아일랜드의 중범죄를 저지른 정신병자를 격리하는 애쉬클리프 병원에서 실종사건이 발생하자 테디는 동료 척(마크 러팔로)와 함께 섬에 들어간다. 비밀을 간직한 사람들 속에서 테디는 이것이 단순 실종 사건이 아님을 알게 되고 사건은 테디의 과거와 얽히며 혼란스러워진다.
영화는 추리 스릴러 작가 데니스 루헤인의 원작 셔터아일랜드(살인자들의 섬)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미스터리함을 시각화 하는 데 고심했다는 감독의 말처럼 피와 물, 불 등으로 표현한 영화의 이미지는 화려하다. 로만 폴란스키의 '반항', '악마의 씨' 등을 보며 연구했다는 감독의 노력이 엿보인다.
음악 또한 강렬하다. 특히 영화엔 백남준이 1959년에 만든 악기를 공격하고 파괴하는 '행위 음악'인 '존 케이지에게 바치는 경의(Hommage a John Cage)'가 삽입됐다.
화려한 이미지와 강렬한 음악에 비해 이야기는 다소 새롭지 않다. 지나치게 많은 복선은 이야기를 흩뜨려놓고, 대부분의 관객이 짐작 가능한 반전은 극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듯하다.
하지만 영화가 초점을 맞춘 것은 추리의 과정이 아니라 테디의 심리다. 테디의 심리를 면밀히 묘사한 덕에 극은 다소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을 놓지 않는다. 특히 테디의 마지막 대사를 듣는 순간 식상해 보였던 반전이야말로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인'죄책감'임을 알게 된다.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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