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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6강에 올라 김판근 감독이 이끄는 홍콩과 맞붙는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홍콩과 8강 진출을 두고 격돌한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말레이시아·라오스를 연파하고 조별리그 1위(승점 9점)에 올라 B조 2위인 홍콩과 맞붙게 됐다. 홍콩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강호 우즈베키스탄과 비긴 뒤 아프가니스탄·방글라데시를 잇달아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우즈베키스탄과 승점(7점·2승1무)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밀려 조2위로 밀렸다.
객관적인 전력상 홍콩은 우리나라보다 한 수 아래다. 홍콩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64위로 우리나라(63위)보다 100계단 이상 낮다. 16강에 오른 것도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K리그 부산과 경남 수석코치를 지낸 김 감독이 지휘한다는 점에서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김 감독은 지난 2009년부터 홍콩 대표팀을 맡아 그해 홍콩을 동아시안게임 정상으로 올려놓는 등 수준을 일취월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홍콩과 수준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김 감독이 한국 축구를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방심하다가는 불의의 일격을 당할 수 있다.
게다가 우리 축구대표팀이 최상의 상태가 아니다. 주공격수인 김신욱(울산)과 이종호(전남)가 경기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김신욱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차전에서 오른발 정강이뼈를 다쳐 출전할 수 없고 이종호는 경고누적으로 홍콩전에 나설 수 없다. 이종호는 특히 라오스전에서 상대의 밀집 수비에 막혀 고전하던 한국 축구대표팀에 선제골을 선사하며 맹활약했지만 홍콩과의 경기에 빠지게 돼 우리나라로서는 전력손실이 크다.
이광종 축구대표팀 감독은 공격수 김승대(포항)를 앞세워 홍콩을 공략할 계획이다. 김승대는 말레이시아·사우디아라비아·라오스전에서 잇달아 골을 넣으며 컨디션이 한껏 오른 상황이다. 홍콩과의 16강전에서 득점에 성공하면 아시안게임 축구 4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게 된다. 6월 브라질 월드컵에서 든든한 모습을 보였던 김승규(울산)가 골문을 지키고 있다는 점도 위안이 된다. 김승규는 말레이시아·사우디아라비아전에 나와 무실점을 기록했다. 손준호(포항)와 최성근(사간 도스)이 책임지는 중원 미드필더진과 김진수(호펜하임), 장현수(광저우), 김민혁(사간 도스), 임창우(대전)의 포백 라인이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우리에게는 긍정적인 면이다.
이 감독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라오스전이 끝난 뒤 "2골밖에 넣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예선전을 통해 토너먼트에서 조커로 쓸 선수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홍콩전을 대비한 전술을 마련해 순탄하게 8강에 오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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