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영혼의 창'이라고 믿는 무명화가인 마거릿(에이미 애덤스)은 항상 얼굴의 3분의 1은 넘을 듯한 커다랗고 퀭한 눈을 가진 여자아이만을 그린다.
첫 남편에게 도망치듯 달아나 어린 딸과 살아가던 그녀는 길거리에서 만난 또 다른 무명화가 월터 킨(크리스토프 왈츠)을 만나 금세 사랑에 빠지고 재혼까지 하게 된다. 두 사람은 함께 화가로 성공하고 싶었지만 1950년대 갤러리의 벽은 높았다. 월터는 꾀를 내 갤러리 대신 유명인이 찾는 클럽 바에서 부부 전시회를 열기 시작했고 마거릿의 '빅 아이즈' 그림은 큰 인기를 얻게 된다. 하지만 월터가 그린 풍경화는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했고 그 사실이 마뜩잖았던 월터는 '빅 아이즈'를 자신이 그렸다고 말하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거짓말은 점점 커진다. 월터는 수완이 좋은 사내였고, 언론을 이용해 그림의 평가를 부풀리는 한편 비싼 그림을 사기 힘든 대중들을 위해 포스터를 파는 기지까지 발휘하며 점점 자신의 명성을 떨쳐 나간다. 하지만 마거릿은 자신의 일부인 그림이 남의 이름으로 팔리는 것도 싫은데 딸까지 속이고 있는 상황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거릿은 결국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딸과 그림을 위해 월터를 고소하기에 이른다.
배우들의 명연기로 호평받고 있는 영화지만, 영화의 진짜 주인공은 바로 퀭한 눈을 가진 '빅 아이즈' 그림들이다. 1950~1960년대 미국 대중 미술계를 강타했던 그림은 20세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 등에 영향을 줬으며 감독인 팀 버튼 역시 마거릿 작품의 애호가로 유명하다. 영화 미술팀은 '빅 아이즈' 그림의 매력을 관객들에 선보이기 위해 400여점을 재현, 영화 곳곳에 배치했다고 한다.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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