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이 실적악화를 이유로 리차드 힐(사진) 한국SC은행장을 교체했다. 힐 행장은 인도네시아법인으로 자리를 옮기고 신임 한국SC은행장은 대만SC은행장 출신인 아제이 콴왈이 맡게 된다. SC은행은 소매금융 부문을 줄일 계획이어서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SC그룹은 최근 금융 당국에 힐 행장을 아제이 행장 내정자로 교체할 계획을 보고했다. 외국계 금융사는 임원을 교체하려면 금융 당국의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힐 행장은 지난 2008년 1월 한국SC금융지주 재무담당 최고책임자로 왔고 2009년 12월부터 한국SC은행장을 지냈다. 힐 행장의 교체 배경에는 줄어드는 순이익 탓이 크다. 한국SC은행·SC저축은행·SC캐피탈 등의 지분 100%를 소유한 한국SC금융지주의 지난해 3·4분기 누적 순이익은 746억원으로 2012년 같은 기간의 995억원보다 30% 이상 급감했다. SC 측은 국내 소매금융 비중을 줄이면서 관련 부서와 임직원도 구조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SC금융지주는 SC캐피탈과 SC저축은행 매각도 추진 중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유럽계 은행들은 최근 한국에서 실적이 떨어지자 본사 차원의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면서 "다만 SC 측이 이미 한국에 투자한 규모가 있기 때문에 일부 지점은 줄이겠지만 완전한 철수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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