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가장 큰 매력은 가만히 앉아서도 전세계의 수많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내 지갑을 꺼내지 않고도 신문과 잡지, 동영상, 심지어 대학 강의까지 내 맘대로 보고 들을 수 있는 점은 떨칠 수 없는 유혹이다. 공짜라면 양잿물까지 마실 수 있는 소비자들에게 '무료는 선, 유료는 악'이라는 온라인 불문율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온라인 콘텐츠=공짜'라는 등식은 인터넷이 가진 속성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한다는 개방성과 평등성이 인터넷 망이라는 형식을 뛰어넘어 콘텐츠라는 내용으로 확장되면서 온라인을 유료화 무풍지대로 만들었다. 여기에 방문자수 확대를 노린 인터넷 사업자들의 무료 행사와 모든 저작권에 반대하는 '카피레프트(copyleftㆍ자유소프트웨어)'운동까지 결합되면서 돈을 주고 콘텐츠를 사는 일은 바보나 하는 짓이 돼 버렸다.
△물론 그동안 공짜의 벽을 허물기 위한 수많은 시도가 있었고 일부는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지금은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디지털음악과 영화가 대표적인 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같은 일부 신문도 유료화 전환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이는 일부에 불과할 뿐 상당수는 실패로 끝났다. 커뮤니티 서비스로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프리챌은 2002년 유료화를 선언했다가 이용자들의 대거 이탈로 2011년 결국 파산했고 다음도 온라인 우표제 시행-철회의 와중에서 네이버에 1등 포털 자리를 내주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공짜의 벽은 그만큼 높고 강고하다.
△ 구글이 세계 최대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에 대한 유료화를 추진한다고 한다. 당장 모든 콘텐츠에 적용하지는 않겠지만 일부 콘텐츠를 대상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공짜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이 과연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나 '젠틀맨'뮤직비디오를 보기 위해 거부감 없이 지갑을 열 것이냐는 데 있다. 유튜브의 실험이 온라인 콘텐츠 유료화의 확산을 가져올지 아니면 또 한번의 실패로 끝날지 자못 궁금하다. /송영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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