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소외된 여성들과 아이들이 꿈과 인권을 되찾아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작은 재능이나마 보태고 싶습니다."
미국 유니언시티 필하모닉 시립 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인 오보에 연주자 박예든(28ㆍ사진)씨가 피아니스트·바이올리니스트·안무가 등 예술가들로부터 재능기부를 받아 소외된 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콘서트를 펼치고 있어 화제다.
그는 지난해 말 인도를 여행하다 결혼 지참금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시어머니가 불에 태워 몸 반쪽이 흘러내린 채 살아가는 한 여성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거리를 떠돌고 있는 3~4세 어린이들을 수없이 마주했고 '뉴델리 성폭행 사건'에 분개하는 시위대도 몇 번이나 만났다. "동시대를 사는 예술가로서 박해 받는 여성과 보호 받을 권리를 잃어버린 아이들을 예술로써 돕고 싶었다"는 박씨는 미국으로 돌아가 자선 음악회를 시작했다. 소외된 여성과 버려진 아이들을 위한 젊은 예술가들의 연주 프로젝트인 '보이스 오브 엔젤스(천사들의 목소리)'는 그렇게 탄생했다.
올해 1월ㆍ2월 각각 미국과 한국에서 보이스 오브 엔젤스 공연을 펼쳤다. 한국 공연의 경우 재미 피아니스트 현영경, 재미 바이올리니스트 이혜연, 샌드아티스트 신미리, 웹툰작가 서나, 안무가 권영임 등으로부터 재능기부를 받아 2월23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홀에서 공연했다. 그는 현재 '이 땅의 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소리의 여정' 기획자 및 총괄감독으로 활동을 이어가며 음악으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서울예고를 졸업하고 2004년 미국으로 건너간 박씨는 클리브랜드 음악학교(학사)와 맨해튼 음대(석사)를 졸업하고 현재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5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에서 서울경제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박씨는 이달 31일 서울 서초구 서초문화예술회관(옛 서초구민회관) 무대에 오르는 조선오페라단의 해설이 있는 갈라 오페라 '카르멘' 협연을 통해 국내 관객과 다시금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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