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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민주당이 11일 4조9,000억원 규모의 정부제출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된 공기업 보조금 지원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는 등 난항을 겪었다. 한나라당은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등의 공기업에 요금동결에 따른 손실보조금 1조2,550억원을 지원하자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법적 근거가 미약한 공기업 지원은 도덕적 해이를 일으킬 수 있다며 이의 삭감을 요구했다. 여야는 이날 오전부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를 열고 추경안 심의를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마저 연기했다. 한나라당은 민생안정 차원에서 추석 연휴 이전 처리를 주문했지만, 민주당은 "보너스 잔치를 벌인 공기업에 혈세를 투입하면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맞섰다. 이날 소위에서는 한전 이익 잉여금 27조원도 공방의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은 잉여금 27조원의 95% 이상이 송전탑과 발전소 추가 설치 등 설비투자에 사용돼 지원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폈다. 민주당은 잉여금의 설비투자는 자산의 증가이고 이익은 여러 자산 형태로 존재하는 만큼 이를 담보로 자산가치를 올릴 수 있다며 한나라당 주장을 일축했다. 특히 한나라당이 추경안의 합의처리가 어려울 경우 단독 표결처리 강행의사를 밝혀 추경안을 둘러싼 여야간 대치가 심화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경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서민 고통이 가중된다"며 "민주당은 원구성 협상 때 9월 11일까지 추경안 처리에 서면 합의했다"고 압박했다. 이에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최인기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9월 11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노력한다는 것이지 안되더라도 강제로 하자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전기ㆍ가스요금 인상 요인을 정부 지원으로 해소해 귀성객들에게 물가안정이라는 선물을 쥐어주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공기업 보조금 대신 대학생 등록금 지원 확대, 기초노령연금 급여액 확대, 농어민 지원 확대 등을 추경안에 넣어야 한다며 역공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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