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매시장에서도 수도권과 지방의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2회 이상 유찰된 저가 물건에만 수요자가 몰리고 있는 반면 지방은 부산ㆍ울산 등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낙찰률과 낙찰가율 등 주요 경매 지표도 고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지난 한 달(9월12일~10월11일)간 수도권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77.33%로 전년 동기 대비 11.79%포인트 낮아졌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을 뜻하는 것으로 이 수치가 낮아졌다는 것은 응찰자들이 고액 낙찰을 꺼리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서울ㆍ경기ㆍ인천을 제외한 지방 경매시장은 같은 기간 낙찰가율이 74.43%에서 83.08%로 8.65%포인트 상승했다. 이정민 디지털태인 팀장은 "수도권의 경우 부동산 경기침체로 집값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8ㆍ29부동산대책에 따른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도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2금융권까지 DTI규제를 완화해 경락잔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한도는 커졌지만 '레버리지효과'를 이용한 공격적 입찰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지방 경매시장은 최근 공급부족 현상 속에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경매시장으로 돈이 몰린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팀장은 "수도권 아파트 거래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지방ㆍ수도권의 경매시장 양극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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