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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정치인이 인기를 얻는 방법


민주주의사회에서 선거는 본질적으로 인기투표다. 지역구든 전국 단위이든 누가 유권자들에게 가장 많은 표를 얻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

이 인기투표가 올해 2번 있다. 4월의 국회의원 총선거와 12월의 대통령선거다. 정당들은 벌써부터 유권자의 마음을 사기 위해 공천과 경선방식 등 여러 가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 K'방식부터 공천기준을 당 지지도와 연관시키는 방안, 전화 ARS여론조사 등 방송 오락물의 흥행 방식을 빌려 쓰고 있다.

정치권 밖에서도 이미 바람이 시작되고 있다. 지난해 10ㆍ26 재보선에서 나타났듯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나타난 '안철수 현상'은 그 거친 방식과 기괴함에도 불구하고 이미 우리 정치, 특히 올해 두 번의 선거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예상되는 '현실'이 되고 있다.

겉만 보면 가요순위의 인기 순위에 진입하는 것이나 선거에서 이기는 것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대중의 인기만 얻으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인기를 얻는 것을 정치적 언어로 얘기하면 '소통'이다. 그러나 정치인이 인기를 얻고 소통하는 것은 연예인의 그것과 다르다. 유권자들은 군중이나 대중으로 표현되지만 전체로서 직관과 판단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 우리 정치의 주요 고비마다 국민들은 절묘한 선택을 했다. 지나치게 편향적인 정부가 있으면 의회 권력이나 지방권력에서는 반대정파를 지지해 '견제와 균형'의 그림을 맞췄다. 결국 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선택이지만 전체로서는 합리적인 결정을 해왔고 그 결과물로 우리 정치가 이 정도까지 발전한 것이다.

소통의 알맹이는 진정성

그런 점에서 요즘 정치권의 움직임은 표심을 얻기에는 부족해도 한참 부족해 보인다.

지난해 안철수 현상으로 대변됐던 제 3지대의 등장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의 염증과 싫증을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정치권은 쇄신이라는 이름으로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그 쇄신이 그저 표피에서 일어나는 변화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한나라당의 한 초선의원이 사석에서 올해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내놓을 복지정책 공약에 대해 "복지정책은 이번 선거에 쟁점이 되지 않을 것이다"며 "무상급식 논란 등 복지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사 장애)가 있는 여당이 야당보다 더 포퓰리즘적일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한지 2주일이 지났다. 언론마다 다소 문제점은 있더라도 비교적 성공적인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박근혜 비대위 체제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소신의 정치인, 원칙의 정치인이라는 박 비대위원장은 사라지고 지나치게 덜 익거나 섣부른 정책과 한나라당과 지지세력들이 지향하는 바와 다른 비전들을 제시하고 있다. 방향은 무시되고 모양 바꾸기에만 함몰된 듯하다.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 8일 정치권의 쇄신바람에 대해서도 "선거 때만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며 "선거가 없을 때 하는 게 진정성 있는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정치신인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안 원장이 두 번째 대선에 도전하고 현실정치에 깊게 관여하고 있는 '정치 9단' 박 비대위원장에게 점잖게 한마디 한 것이다.

여당에 재창당 수준 리셋 필요

그러나 안 원장의 말에는 핵심이 있다. 박근혜 비대위를 비롯한 최근 정치권의 쇄신과 소통의 움직임에는 '진정성'이라는 알맹이가 없어 보인다. 특히 돈봉투 전당대회 파문으로 쑥대밭이 된 한나라당은 뼈를 깎는 자기반성과 이에 기반한 변신이 없으면 올해 두 번의 선거 모두 반드시 패배하는 것은 너무 자명하다. 한나라당이 재 창당이나 당 해체 수준의'리셋'이 필요하다는 것은 한나라당만 빼고 모든 국민들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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