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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골프 100년史에 '기적같은 쾌거'
입력2009-08-17 17:57:35
수정
2009.08.17 17:57:35
박민영 기자
양용은, 亞 첫 'PGA 메이저' 제패
한국골프 100년史에 '기적같은 쾌거'
양용은, 亞 첫 'PGA 메이저' 제패
박민영 기자 mypark@sed.co.kr
우승자 인터뷰를 마친 뒤 양용은(37ㆍ테일러메이드)은 골프백을 번쩍 들어올리며 환호했다. 우승자가 골프백을 들어올리는 것은 흔히 볼 수 없는 모습. 골프백 정면에는 선명하게 새겨진 태극기가 보였다. 태극기를 휘날리는 심정으로 펼친 멋진 세리머니로 보였다.
양용은이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메이저대회를 제패하며 한국 골프의 힘을 세계만방에 알렸다. AFP통신은 "양용은이 타이거 우즈를 놀라게 만들고 아시아인 첫 메이저 챔피언에 올랐다(Yang stuns Woods to become first Asian major champion)"고 전세계에 타전했다.
양용은은 17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 헤이즐틴내셔널GC(파72ㆍ7,674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제91회 PGA챔피언십에서 4라운드 합계 8언더파 280타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메이저대회 제패는 한국골프 100년사의 최대 사건이자 기적으로 평가될 쾌거다. 세계 골프 4대 메이저 대회는 연중 열리는 순서에 따라 마스터스와 US오픈ㆍ브리티시오픈ㆍPGA챔피언십 등이다.
불모지나 다름 없던 한국 남자골프는 일제의 압제하였던 지난 1941년 국내 1호 프로골퍼 고 연덕춘 선생이 일본 PGA선수권에서 우승하며 태동을 알렸고 최경주로 꽃을 피웠으며 양용은의 메이저 제패로 찬란한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한국 남자골프의 메이저 도전사는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초창기 성과는 미미했다. 당시 한장상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고문과 김승학 전 KPGA 회장이 각각 마스터스와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해 컷오프됐다. 미국 PGA투어 개척자로 나선 최경주가 1998년 PGA챔피언십에 첫 출전해 공동 29위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도전이 시작된 후로도 여전히 벽은 높았다. 최경주는 PGA투어 통산 7승을 거두며 신기원을 이뤘으나 메이저 최고 성적은 2004년 마스터스 단독 3위였다.
아시아 골프 역사에도 큰 획을 그으며 희망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전까지 아시아 골퍼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루리앙후안(대만)의 1971년 브리티시오픈 준우승, 일본 골프영웅 아오키 이사오의 1980년 US오픈 준우승 등이었다.
양용은은 이에 더해 불세출의 '골프황제' 우즈를 맞대결에서 꺾으면서 세계 골프 팬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메이저대회 통산 14승을 거두는 동안 3라운드까지 선두에 나선 뒤 우승확률 100%를 기록했던 '역전불허' 행진을 멈춰 세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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