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는 물건은 달라도 고객에게 최고의 만족을 줘야 한다는 건 똑같죠." 마루와 PVC타일 등을 생산하는 크레신산업의 왕일웅(41) 사장은 반년 전만 해도 '잘 나가는' 대기업의 홍보맨이었다. 이랜드, 삼성물산 유통부문 등에서 근무하다 삼성테스코 PR팀 팀장을 지내면서 영업ㆍ기획 분야를 두루 섭렵한 왕 사장이 '새삼스럽게' 중소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크레신산업에서 그의 능력을 필요로 했기 때문. 왕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DIY(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만드는 것) 문화가 발달한 미국 진출을 여러 방향으로 타진, 세계 3대 건자재 유통업체인 미국 할스테드(Halstead)와 제휴를 이끌어냈으며 가정용 바닥재 수요를 잡기 위해 조립자재 유통 전문점인 홈데포와 납품 계약도 맺었다. "유통업과는 달리 직접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어 판매까지 하는 시스템을 공부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는 왕 사장은 "CEO를 하는 게 쉽게 찾아오지 않는 기회인 만큼 새로운 도전 기회라고 생각해 응했다"고 자리를 옮긴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마루ㆍ타일 등 회사의 주요 제품들이 모두 조립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DIY 문화가 발달한 미국 등에서 시장반응이 더 좋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연말쯤에는 미국 상업용 바닥재 시장의 30%를 우리가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과거 건설 자재라는 특성상 일반 소비자들과는 거리를 둔 채 건설사 위주의 영업 방식을 탈피, 3월부터 그랜드백화점ㆍ마트, GS마트 등 대형유통점에 제품을 공급하고 일반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영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왕 사장의 마케팅 전략으로 크레신산업의 올 1ㆍ4분기 영업익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10% 성장했으며 이에 따라 이 업체는 올해 300억원 이상의 매출액과 3년 만의 흑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대기업보다 회사 규모는 작지만 품질만큼은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다"며 "메이저업체로 도약시킬 수 있을 만큼 열정을 갖고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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