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송현칼럼/12월 21일] 새해 최대 화두 '고용 창출'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민정책이 고용대책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친서민정책을 놓고 인기영합주의라는 비난도 있었다. 그러나 고용대책에 대해서는 이러한 비난이 있어서도 안 되고 설령 있다고 해도 정당화될 수 없다. 그만큼 일자리는 서민의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이고 해결책 또한 간단하지 않다. 우선 고용 없는 성장은 선진국ㆍ중진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며 구조적ㆍ고질적인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인식 없이는 해결을 기대할 수 없다. 지금까지 고용은 경제성장에 수반되는 당연한 결과로 치부돼왔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세계화의 심화로 대변되는 오늘날의 지구촌 경제에서는 이 등식이 깨지고 있다. 미국이 가장 전형적인 예다. 제조업을 일본에 넘겨주는 대신 금융과 인터넷 산업으로 고소득 직업군을 창출하며 전화위복이라고 기뻐한 것은 잠시, 서비스 산업마저 개발도상국으로 이동하면서 일자리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 높은 교육적 수준과 전문적 지식을 갖춘 선택받은 자들이 가는 일자리와 그저 그렇고 그런 일자리가 있을 뿐 중간계층이 취업할 수 있는 괜찮은 일자리가 줄고 있다. 이러한 직업의 양극화는 곧바로 소득 양극화로 이어지고 많은 미국 국민이 자유무역을 불신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국도 비슷한 처지다. 수많은 공장이 중국ㆍ동남아시아로 이전하면서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 국내에 남은 공장들은 최소한의 인원으로 가동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제조업은 신규 일자리창출 기능을 거의 상실해가고 있다. 다행히 서비스 부문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있으나 노동 공급을 소화하기에는 부족하고 내용도 단순 저임금이 많고 고용안정성마저 부족하다. 우리에게도 일자리 양극화가 소득 양극화의 주범이다. 다른 나라의 실패경험을 보면 우리의 진로가 보인다. 미국은 제조업을 너무 손쉽게 포기했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세계 시장을 석권하던 미제 가전제품들은 지금 어디에도 없다. 최후의 보루이던 자동차산업은 만신창이에서 헤어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마지막 남은 희망인 항공기마저도 유럽에 선두자리를 빼앗겼다. 우리는 미국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중국이 턱밑까지 추격해와도 제조업은 포기하면 안 된다. 이미 5만여개의 기업이 중국으로 탈출했지만 제2의 대중 투자엑소더스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저임금 활용형 투자가 대부분이었으나 앞으로는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대규모 투자가 감행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고용효과가 큰 중소부품산업 육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일본은 서비스 후진국이다. 제조업은 수출 경쟁을 거치며 세계 일류로 부상했지만 서비스업은 잡다한 규제와 국내시장 보호에 안주해 우물 안 개구리가 됐다. 유감스럽지만 우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의 투자개방형(영리) 의료법인 허용 여부를 둘러싼 논쟁을 보면 기획재정부는 고용 효과를, 보건복지가족부는 의료양극화를 바라볼 뿐 상대방은 외면한다. 보건복지부는 고용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기획재정부는 양극화를 예방하는 보완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미국ㆍ일본이 걷지 않는 제3의 길을 가야 한다. 즉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동시 발전모형을 만들어야 한다. 경제학 교과서에는 경제가 발전할수록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이행한다는 단계설이 있지만 고용 없는 성장시대에는 맞지 않는다. 기계가 노동을 대체하고 싼 임금을 찾아 기업이 해외로 나가는 시대에 완전고용을 달성하는 것은 경제학자들과 정책결정자들이 직면한 새로운 도전이다. 거시정책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노동ㆍ교육ㆍ산업ㆍ사회복지 등 각 분야의 정책들이 고용창출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일사불란하게 협력할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