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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쌀값 떨어지는데 해외서 식량 구걸 왜?

연초 kg당 3,000원대서 1,600원 수준으로 ↓<br>강성대국 진입 상징→김정은 치적 쌓기용

김정은

북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이 지난달 말 영국을 방문해 "60년만에 북한을 강타한 최악의 한파와 지난해 수확량 부족으로 앞으로 두 달이 고비"라며 식량 지원을 요청한 것은 북한에 쌀이 없어서가 아니라 후계자 김정은의 치적 쌓기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6일 대북 매체인 데일리NK에 따르면, 북한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쌀값은 연초 ㎏당 3,000원대에서 지난달 2,000원대로, 이달 들어 1,600원대까지 하락했다. 쌀값이 연초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쌀 수급이 비교적 안정돼 있다는 의미다. ◇"돈 있으면 장마당서 얼마든지 산다"= 북한 장마당에서 옷가지를 파는 한 주민은 "쌀값이 하루가 멀다하고 내려가 이달 중순에는 1,500원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마당에는 쌀 공급이 충분해 돈만 있으면 언제든 쌀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평안북도 신의주 출신 탈북자인 황철현씨도 "며칠 전 부모님과 통화했는데 '돈만 있으면 장마당에서 쌀은 얼마든지 살 수 있다. 춘궁기라 생활이 어려운 집들도 있는데 풀죽을 먹는 정도는 아니다'고 했다"고 전했다. 탈북자 채서영씨는 "‘고난의 행군’ 시기엔 사람들이 국가에서 보장해주던 것으로만 살다가 갑자기 끊긴 배급으로 타격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 때와 다르다. 미(未)공급 세월이 주민들로 하여금 살아가는 방법을 알게 했고, 주민들은 국가의 그 어떤 보장도 바라지 않고 자체 의지로 살아간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평양 출신 한 탈북자는 "북한 식량사정이 예년과 비교해 크게 나빠지지 않은 반면, 화폐개혁 이후 주민들의 현금 보유량이 감소해 구매력이 예전만 못해 쌀값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됐다는 얘기다. 권태진 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위안ㆍ달러화에 대한 북한 화폐의 환율이 안정을 찾으면서 식량가격이 떨어졌을 수 있다. 또 전체적인 식량 사정은 좋지 않지만 밀수나 군부대 식량이 장마당으로 빼돌려져 일시적으로 식량 가격이 떨어졌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위안화 대비 북한 원화 환율은 올 1월 1위안당 520원에서 최근 4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납 강요ㆍ고위층 빼돌리기 성행= 탈북자들은 북한의 식량사정이 예전에 비해 나쁘지 않은데도 최태복 등 당국자들이 식량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것은 '2012년 강성대국'을 앞두고 후계자 김정은의 치적 쌓기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양강도 출신 홍기철씨는 "지금보다 식량사정이 더 어려웠던 2008년에도 북한은 식량 구걸을 하지 않았다"면서 "북한의 식량외교는 김정은 체제 구축을 위한 시나리오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평안북도 출신 현인혜씨도 "북한이 김일성 생일 100주년이 되는 2012년을 '강성대국의 대문이 열리는 해'라고 선전해 왔다. 김정은이 식량을 지원받아 식량 문제를 해결하면 후계체제 완성을 위한 좋은 선전꺼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식량외교를 통해 쌀을 지원받더라도 주민들에겐 잘해야 일부만 분배될 것이라고 탈북자들은 입을 모았다. 장마당에서 장사를 해본 김혜숙씨는 "한국이나 유엔에서 지원된 물자들이 보육원에 도착하면 간부들이 전화해 물자를 뽑아간다. 그것이 다시 장사꾼의 손에 넘겨져 장마당에서 판매된다"고 증언했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국내 탈북자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5~31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78%(391명)이 한국ㆍ국제사회가 지원한 식량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받은 경험이 있다는 106명 중에서도 27%(29명)는 지원 식량의 전부나 일부를 반납했다고 답했다. /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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