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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런던에서 열린 세계 양대 경매회사인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경매 성적표는 매우 좋았다. 크리스티의 현대미술 경매의 낙찰총액은 8,166만8,850만파운드(약 1,370억원)로 2월 경매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더비의 현대미술 경매에서도 낙찰률 81%에 낙찰총액 7,436만4,200파운드(약 1,265억원)를 기록했다. 낙찰률이 80%를 넘은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미술 시장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유럽의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세계 미술시장은 성장세다. 미술정보업체 아트프라이스닷컴이 최근 발표한 '2012년 세계 미술시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에는 122억달러(약 13조원)가 몰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115억달러보다 6%나 늘어난 규모다. 국내 작가로는 이우환(188위, 1,000만달러) 김환기(257위, 689만달러) 박수근(292위, 597만달러)의 순으로 작품 거래액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미술 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지난 1월 미술품 양도세 전격 시행 등으로 시장 전망이 밝지는 않다.
이런 가운데 서울옥션과 K옥션이 각각 20일과 27일 올해 첫 메이저 경매를 연다. 서울옥션은 김환기ㆍ이우환 등 근대 거장의 작품을 비롯해 김홍도의 '쌍치도'를 포함한 고미술품 등 120여점, 약 70억원 어치의 작품을 출품한다. K옥션은 정조의 '어찰첩'과 박수근ㆍ이중섭ㆍ천경자 등 근대 거장의 작품 등 총 134점, 약 94억원 어치의 작품을 내놓는다.
서울옥션은 오는 20일 평창동 본사에서 한국 근현대 작가들의 대표작과 고미술품 등 120여점과 앤티크 보석 22점을 경매한다. 이번 경매에서 눈길을 끄는 작품은 김환기 화백이 부산 피난 시절의 심정을 담은 그림으로, 어두운 녹색과 황토색이 주조를 이루는 1950년대 작 '달밤'이다. 김 화백이 피난 시절에 그린 50년대 초반 작품은 소수 밖에 남아 있지 않아 소장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경매는 1억 2,000만원부터 시작된다. 이우환 작품은 '조응' '바람과 함께' 등 6점이 출품되는데 특히 1977년작 100호(162×130㎝ 안팎) 크기의 '점으로부터'는 추정가(감정가)가 8억~10억원에 달한다. 고미술 대표 작품은 불교 의식에 사용할 북을 올려놓은 법고좌로 16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조해태상이다. 경매 추정가는 2억 5,000만원. 한편 서울옥션은 본 경매 행사에 앞서 보석경매도 진행한다. 이 행사에는 예술적 아름다움과 희소성을 지닌 귀걸이, 목걸이, 브로치, 시계 등 앤티크 보석 22점이 출품된다. 출품작은 19일까지 평창동 본사에서 전시된다.
오는 27일 신사동 본사에서 경매 행사를 갖는 K옥션은 조선 22대 국왕 정조(재위 1776-1800)가 재위 말년(1796-1800)에 예조판서와 우의정으로 있던 노론 벽파의 거두 심환지(1730-1802)에게 보낸 비밀 편지 297통을 모은 '정조어찰첩'을 대표작으로 출품한다. 어찰첩은 2009년 처음 공개될 당시 정조 말년 국왕을 정점으로 하는 정국 동향을 파악하는 데 획기적인 가치를 지닌 사료로 평가돼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어찰첩은 날짜 순서대로 구성된다. 정조가 친필로 써서 보낸 이 편지들은 1796년 8월20일부터 정조가 붕어하기 직전인 1800년 6월15일까지 약 4년에 걸쳐 쓰였다. 경매 추정가는 12억~20억원에 달한다. 또 팝아트의 대가를 넘어 20세기 거장으로 불리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으로 2010년 뉴욕 가고시안 갤러리에서 열린 그의 전시에 출품한 'Paintings: Tomato and Abstraction'이 추정가 35억~50억원에 나왔다. 이밖에도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이대원, 천경자 등 근현대 거장들의 작품들이 대거 나왔다. 출품작은 오는 16일부터 26일까지 강남구 신사동 K옥션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데 서울옥션과 K옥션 전시장 관람은 모두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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