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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文 보란 듯 PK민심 훑기

문재인보다 한발 앞서<br>노무현 대통령 묘역참배<br>단일화 기선 잡기 행보 지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26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김해=류효진기자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뒤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안 후보가 봉하마을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후보는 권 여사를 만난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 취임 몇 달 전, 따로 만나 뵐 기회가 있었다"며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002년 대선 때 자신에게 대선후보 후원회장직을 제안하려 했었다고 밝혔다고 유민영 대변인이 전했다.

안 후보는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원래는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부탁하려고 했는데 전날 밤 (안철수 후보의) 책을 다 읽고 나니 후원회장을 시키면 안 되겠다, 마음고생을 하겠더라"고 말했다고 회고했다.

안 후보는 봉하마을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 여사께) 노 대통령께서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분이고 정말 진심을 갖고 사람을 대해주신 분이라고 제 생각을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등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정치 관련 말은 나누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안 후보는 이날 방문에 대해 "현충원을 다녀온 연장선"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대선 출마 선언 직후 현충원을 찾은 안 후보는 이승만ㆍ박정희ㆍ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안 후보는 봉하마을 방문을 마친 뒤 자신의 모교인 부산고 방문, 부산국제영화 준비 스태프들과의 만남 등 부산ㆍ경남(PK) 지역 민심 훑기에 나섰다. 이날 PK 지역 방문 역시 추석 때 같은 곳을 들를 문 후보에 앞서 일정을 짰다.

안 후보의 최근 행보에 대해 문 후보 진영 일부에서는 '일정 선수치기'라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에 앞서 기선 잡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인 문 후보가 봉하마을을 들르기 전 안 후보가 먼저 묘역을 찾은 것도 시점이 묘하다는 분위기다. 문 후보는 추석을 맞아 모친이 거주하는 부산 영도를 방문하면서 봉하마을을 들를 계획이다.

새누리당의 텃밭이었던 PK 지역은 4ㆍ11 총선 당시 야권에 40% 안팎의 표를 몰아주는 등 이번 대선의 핵심 변수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 후보의 이날 방문은 문 후보에 앞서 이 지역 민심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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