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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가업승계' 지원 미룰수 없다

일본에는 100살 이상인 기업이 1만5,000개 이상 존재한다. 조그마한 구멍가게에서 큰 회사에 이르기까지 그 형태는 다양하지만 ‘가업을 승계한다’는 자부심으로 경쟁력을 향상시키며 긴 세월을 지켜온 기업들이 그 바탕을 이루고 있다. 지금은 아쉽게도 다른 건설업체에 인수됐지만 ‘콘고구미’라는 사찰복원 전문회사는 578년에 설립돼 작년까지 무려 1,400여년이나 기업 활동을 하여 세계 최장수기업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일본보다 산업사회로의 발전은 늦었지만 가업승계라는 말이 전혀 낯설지 만은 않다. 지난 60~70년대 경제발전을 선도했던 1세대 창업자가 이제 일선에서 물러날 때가 되면서 가업승계는 자연스럽게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 경제석학인 피터 드러커는 "성공한 CEO가 치러야 할 마지막 시험은 후계자를 얼마나 잘 선택하는지와 그 후계자가 회사를 잘 경영할 수 있도록 권한을 이양할 수 있는 지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일본ㆍ독일 등의 선진국들은 이미 가업승계가 국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하고 체계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가업승계를 ‘부의 대물림’이라는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많다. 승계에 대한 상속ㆍ증여세의 부담이 큰 것도 이러한 정서가 반영된 탓이다. 최근 반갑게도 가업승계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듯하다. 가업승계에 대한 상속ㆍ증여세 감면 등 체계적인 지원제도를 만들자는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가 지금 승계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 승계를 목전에 둔 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으로 정리되기를 기대한다. 현행 제도처럼 부분적, 간접적으로 가업승계를 지원하는 제도를 확대하는 것도 좋지만 진일보하여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유지ㆍ확대한다든지,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는 승계기업에 대해서는 그 실적에 따라 세금을 단계적으로 면제해 궁극적으로는 완전 면제해 주는 제도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 가업승계를 단순한 기업주의 연결로 봐서는 안된다. 가업승계에 대한 경제적, 사회적 제도마련과 환경개혁은 자본주의 사고를 갖고 있는 인간의 윌(will)을 키워주는 것이고 기업인에 대한 사회적 존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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