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사망으로 중국과 베네수엘라의 밀월관계에도 변화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차베스 집권 당시 베네수엘라에 대규모로 투자했던 중국 기업들이 그의 사망에 따른 리스크 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반미를 외치는 베네수엘라와 '자원외교'를 펼치며 끈끈한 우호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 기업들은 그동안 최소 500억달러(약 54조3,650억원)를 베네수엘라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08년 이후 베네수엘라에 465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한 중국개발은행(CDB)은 비상대응계획(컨틴전시플랜) 마련에 나섰다. 이 금액은 베네수엘라가 같은 기간 확보한 차관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로 95%가량은 석유로 상환하거나 석유를 담보로 하고 있다.
창전밍 중국 국제신탁투자공사(CITIC) 회장도 "베네수엘라 사업의 리스크를 따져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국유기업인 CITIC그룹은 베네수엘라에 30억달러 규모의 주택단지건설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금광개발과 관련한 타당성 조사도 벌이고 있다.
다른 중국 대형 국유기업인 중국철도공사(CRECG), 중국수리수전건설집단(Sino Hydro) 등도 베네수엘라와 8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인프라 설비 건설 및 공급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블룸버그는 차베스 대통령 사후 30일 이내에 치러질 베네수엘라 차기 대선에서 야당이 승리할 경우 차베스 정권시절에 중국과 체결한 계약 중 일부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라반유 홍콩 제프리스그룹 애널리스트는 "현상황에서는 베네수엘라의 새로운 정부가 반미 스탠스를 유지할지 아니면 이를 뒤집을지가 불확실하다"면서 "정치지형 변화로 중국 기업들의 베네수엘라 투자전망이 매우 어두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창 CITIC 회장은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주택건설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면서 베네수엘라 사업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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