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성 유방암 환자가 지난 10년 새 세 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조기진단에 힘입어 유방을 일부 보존하는 부분절제술을 받는 사례가 많아져 환자들의 삶의 질은 높아지고 있다. 대한유방암학회는 유방암환자등록사업을 통해 연간 유방암 신규 발생 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 1996년 3,801명에서 2006년 1만1,275명으로 2.96배나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10만명당 유방암 발생 환자 수도 1996년 16.7명에서 2006년 46.8명으로 2.8배 증가했다. 특히 서구의 경우 유방암이 발생한 대다수의 환자가 폐경 이후 고령인 점에 비해 국내의 경우 50세 미만의 폐경 전 환자 비율이 56%에 달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치료를 받은 환자 가운데 48.8%가 유방 일부만 절제하는 부분절제술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1996년의 18.7%에 비해 2.6배나 늘어났다. 전체 발생 환자 중 0~1기에 해당하는 조기유방암 환자의 비율도 2006년 47%에 달해 10년 새 두 배가량 늘어나는 등 일반인들의 사전유방검진이 활성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강성수 제일병원 교수는 “조기발견이 늘어나고 유방보존술 비율이 높아진 것은 여성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데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학회는 이 같은 유방암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로 ▦서구화된 식생활과 비만 환자 증가 ▦늦은 결혼과 출산율 저하 ▦모유 수유 기피 ▦빠른 초경과 늦은 폐경 등을 꼽았다. 특히 한국ㆍ일본 등 아시아권에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은 것에 대해 이민혁 학회 이사장은 “세계 유방암전문가단체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아직까지 확실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고령의 경우 상대적으로 서구식 습관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적은 것도 한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찬흔 강동성심병원 교수는 “유방암의 경우 수술 후 2~3년 내 재발 위험이 매우 높은 만큼 수술 후 3년간은 3~6개월마다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검증 안 된 대체요법이나 민간요법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일주일에 4시간 이상 운동해 비만을 예방하고 지방ㆍ설탕ㆍ소금ㆍ알코올 섭취는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 흡연과 유방암과의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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