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교육전문기업 정철이 오는 8월 케이블방송시장에 진출한다. 정철은 최근 영어교육전문케이블방송사인 ‘정철영어TV’ 설립을 완료했다. 내달부터 방송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IPTV 사업자와의 협상도 마무리 단계다. 정철(60ㆍ사진) ㈜정철인터랩 이사장은 “그 동안 잘못된 국내 영어교육을 바꿔보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잘 바뀌지 않아 아예 방송사를 차려 전국민을 상대로 가르치려 한다”며 “방송의 위력이 세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청계산 자락에 위치한 정철연구소에서 만난 정 이사장은 “제대로 된 영어방송 콘텐츠가 없어 고민하던 SO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KTㆍSK브로드밴드ㆍLG데이콤 등 IPTV 3사 모두 콘텐츠 공급을 요청한 상태”라고 자랑했다. 정 이사장이 케이블방송사를 만들기로 한 것은 지난 2006년 기독교방송(CTS)에서 특강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성경공부와 영어학습을 접목한 정 이사장의 특강은 시청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면서 시리즈로 제작되기도 했다. 지난 1971년부터 영어교육을 시작해 40년 가까이 영어에만 매달려온 그로서도 예상치 못한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방송의 위력을 새삼 실감한 정 이사장은 자신의 영어교수법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파하는 수단으로 케이블TV를 삼기로 하고 설립 준비에 들어가 3년 만에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 이사장이 케이블방송사를 직접 만들게 된 것은 기존 영어교육에 대한 안타까움과 국민들에게 영어를 좀 더 잘 가르치고 싶다는 욕심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이 영어에 대한 부담과 두려움을 키우는 교수법을 답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어로 말할 때 어순이나 문법에 맞게 완벽하게 구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외부 때문에 막연한 공포감을 갖게 된다는 것. 그는 우리나라 영어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자동차 운전을 예로 들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기술보다 부품의 이름과 기능을 먼저 가르치듯 영어도 처음부터 문법이나 단어가 강조되면 사람들이 어려워한다는 것. 정 이사장은 “영어의 원리는 물의 흐름과 같아서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영어도 궁금한 순서대로 간다”면서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공포심을 버리고 의사소통을 하는 훈련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어제 시장에 옷을 사러 갔다’는 문장을 ‘I yesterday go market buy clothes’라고 표현해도 뜻이 통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좀 더 발전하면 시제와 어순을 고려해 ‘Yesterday I went to a market to buy some clothes’라는 표현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 이사장은 “모국어에서 외국어로 넘어가는 과정에는 중간언어(Inter-language)라는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우리는 이 단계를 무시하고 한번에 건너뛰라고 가르친다”며 “의미가 전달되면 문법이 틀려도 언어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이사장은 최근 회사 경영을 아들 학영씨에게 맡기고 영어교수법 연구에만 몰두하고 있다. 정철교수법의 핵심은 어순ㆍ어휘ㆍ문법ㆍ소리감각을 눈과 귀, 입을 통해 자동화해 머리 속에 영어스피킹엔진을 만든 뒤 머리 속에 흩어져 있는 영어 지식들을 하나로 모아 단계별로 정리, 필수표현에서 고급표현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핵심이다. 그는 “98년 기독교신앙에 귀의한 뒤 생활과 영어교육에 대한 생각이 크게 바뀌었다”며 “10년간의 고민과 연구의 결과물을 담아 책을 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지난 98년 출간돼 큰 화제를 모았던 ‘영어혁명-대한민국 죽은 영어 살리기’의 후속작을 곧 탈고, 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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