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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이름짓기에 관한 모든 것 작명에서 브랜드네이밍까지 정민정 기자 jminj@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우리나라는 성명 운명학이 외국에 비해 발달한편이다. 작명소에서 신생아 이름을 지을 경우 비용은 10만~30만원 사이가 소요된다.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3','default','260'); 몇 년 전 큰 인기를 누렸던 TV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여주인공은 '김삼순'이라는 자신의 이름이 싫어 개명을 하려 한다. 이름이 촌스러워 주변의 놀림감이 된다는 것이 그 이유. 가족의 반대가 거셌지만 '행복 추구의 자유'라는 헌법에 명시된 자신의 권리를 위해 그녀는 희진이라는 이름으로 개명 신청을 하고야 만다. 그렇다면 성명학적으로 삼순이라는 이름과 희진이라는 이름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좋은 이름일까. 믿거나 말거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삼순은 김희진으로 바꿔야 부모와 자식에게 복이 들어온다는 것이 작명가들의 주된 견해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김삼순(金三順)은 차례대로 금(金), 화(火), 수(水)를 뜻하고 있는데, 이는 자식이 자신을 쳐내고, 자신이 부모에게 해를 끼치는 이름(水克火 火克金)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김희진(金喜眞)으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이 이름은 차례로 금(金), 수(水), 목(木)으로 서로가 상생을 가져오는(金生水 水生木) 좋은 이름으로 해석된다. 제품의 이름이나 회사의 이름을 만드는 작업인 네이밍(naming)도 마찬가지다. 잘 만들어진 이름은 부르거나 기억하기가 쉬우며, 더 나아가 하나의 브랜드로 정착되면서 제품이나 업체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한다. 특히 세계 시장을 석권한 브랜드 중에선 처음에 거센 반대에 부딪혔지만 나중에는 성공을 안긴 경우도 상당수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94년 휴대전화 브랜드로 '애니콜'을 내놓았을 때는 회의적인 시각이 강했다. 애니콜(any call)은 '어디서나 통화가 된다'는 긍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지만 동시에 '콜걸' 이미지를 풍길 수 있다는 것이 반대 이유였다. 격론 끝에 긍정적인 이미지가 우세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지금 애니콜은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예전에는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가 변신을 통해 성공한 경우도 많다. 미원은 '인공화학조미료'라는 이미지가 강해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이에 미원은 회사 이름을 '대상'으로, 대표 브랜드는 '청정원'으로 바꾸면서 변신에 성공했다. 세계 경기가 침체하면서 국내 내수 업종의 판매 부진도 지속되고 있지만 인지도가 높은 상품들의 매출은 그다지 줄지 않았다. 불경기에는 오히려 소비자들이 검증된 브랜드를 찾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잘 나가는 '효자 브랜드'를 키우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비자로부터 사랑 받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제품의 품질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이름 짓기(즉 브랜드 네이밍)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개인의 이름이나 제품의 이름, 혹은 더 나아가 사명(社名)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부르는 이름은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때론 성공을 암시하기도 하고, 때로는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이번 주 리빙앤조이는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맞닥뜨리는 작명(作名)의 과정, 좋은 이름과 나쁜 이름의 구별, 네이밍의 성공 및 실패 사례에 대해 흥미진진한 여행이다. 미국 부모 58% "이름, 자녀성공에 영향" 네이밍은 마케팅 위한 적절한 언어 찾기 과정 국내 작명소 IMF이후 2배증가 신생아 작명 비용10만~30만원선 쇼·신라면·생각대로 T 등 짧고 강한 이미지로 소비자에 어필 작명(作名ㆍ이름 짓기)과 네이밍(Naming) 모두 이름과 관련이 된 말들이다. 사람의 이름이든, 상품이나 회사의 명칭이든 이름은 누군가의 입에서 입으로 옮겨져 결국 그것의 이미지를 정의한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중요하다. 국어학적으로는 성과 이름을 모두 합쳐 성명, 즉 이름이라고도 한다. 이름은 한국 중세어에서 ‘일홈’ 또는 ‘일훔’ 등으로 표기되고 있지만, ‘이르다(謂)’나 ‘말하다’는 뜻을 가진 옛말 ‘닐다’에서 출발해 ‘닐홈-일홈-이름’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그를 이르는 것이 곧 이름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이나 중국 등 아시아, 더 나아가 북미나 유럽 등 서구 문화권에서도 이름의 중요성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나 조부모가 작명소에 찾아가 수십 만원까지 지불하면서 좋은 이름을 짓는 가정이 꽤 있다. 이 같은 풍조는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의 육아전문 잡지인 ‘베이비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부모의 58%가 좋은 이름이 자녀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믿고 있으며 출생한 자녀에게 좋은 이름을 지어 주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부모도 전체 신생아 부모 중 1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름은 인생 성패에 관련이 깊은 것으로 인식되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주에 맞는 작명의 중요성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귀한 사람일수록 악명위복(惡名爲福)이라고 해서 일부러 천해보이는 이름을 지어 액운을 피했다고 한다. 조선 고종의 아명이 ‘개똥이’였다는 점에서 보듯이 사실 ‘막둥이’나 ‘언년이’, ‘삼월이’, ‘갑돌이’라는 이름은 겉으로는 촌스럽고 무식해 보이지만 악귀가 따라오지 못하려는 부모의 간곡한 기대가 담겨 있는 이름이다. 그러나 요즘 부모들은 작명소에 방문해서 작명을 부탁할 때 아들에게는 멋진 이름을, 딸에게는 예쁜 이름을 지어주고 싶어한다. 이에 대해 작명가들은 예쁘고 멋진 이름이 무조건 좋은 이름은 아니라고 잘라 말한다. 본인이 타고난 사주에 맞고 운이 새어나가지 않아야 좋은 이름이라는 것이다. 사주(四柱)는 사람이 태어난 연, 월, 일, 시의 4가지 간지(干支)를 말하는 것으로 사람이 태어난 기본적인 길흉화복을 알아보는 선천적인 운명이다. 경기도 일산에서 고송작명소를 운영하는 정병열씨는 “성명학에서 사주팔자를 선천운, 이름은 후천운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하면 사주팔자는 몸이고 이름은 옷으로 비유할 수 있다”며“몸에 맞는 옷을 입어야 불편하지 않듯이 사주팔자에 맞는 이름을 지어야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작명의 기본 개념과 작명 비용 간지는 십간십이지의 줄임말로 십간(十干)은 하늘을 구성하는 10개의 주인을 지칭하는데, 해ㆍ달ㆍ지구ㆍ천왕성ㆍ해왕성ㆍ목성ㆍ화성ㆍ토성ㆍ금성ㆍ수성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한자로는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라는 10개의 글자로 표현한다. 십이지(十二支)는 땅에 속하는 것으로 쥐(子), 소(丑), 호랑이(寅), 토끼(卯). 용(辰), 뱀(巳), 말(午), 양(未), 원숭이(辛), 닭(酉), 개(戌), 돼지(亥)를 일컫는다. 십간십이지가 결합해서 만들어진 육십갑자는 연월일시를 나타내는 시간의 단위로 쓰이며 이 연월일시 4개를 ‘사주’라고 한다. 이 사주를 간지로 나타내면 총 8개의 글자가 되기 때문에 ‘팔자’라고 한다. 또 원형이정 4격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는 성명의 성과 이름의 각 한자 획수를 합해서 길흉을 살펴보는 것이다. 강남의 유명한 작명가인 설봉 김영기씨는 “사주를 살펴보지 않고 단순히 시대적인 유행을 따르거나 항렬을 고집하면서 작명을 하면 오히려 이름으로 인해 뜻하지도 않는 액운을 맞을 수도 있으니 신중하게 이름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이름이 맞지 않는다고 잦은 개명을 하는 것은 오히려 주변에 혼란을 주고 본인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개명은 신중하게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 역술가 혹은 작명가라는 명패를 내걸고 이름풀이와 작명을 해 주는 이들이 줄잡아 40여만 명. 이 가운데 제대로 작명을 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이는 1만 명도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역술 및 작명가는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계기로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며 기존 20만 명 수준에서 2배 이상 늘었다. 신생아 작명 비용의 경우도 작명가의 명성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략 10만~30만원 사이가 소요되며 인터넷 작명의 경우 보다 저렴하다. ■잘 된 네이밍은 성공의 지름길 네이밍(naming)은 한 마디로 상품이나 서비스, 혹은 회사에 이름을 붙이는 것을 말한다. 마케팅학에서 네이밍은 ▦상품명이나 서비스명 ▦회사명이나 점포명 ▦캠페인명이나 특정판매기간 등을 지칭한다. 네이밍은 제품 차별화에 있어 중요할 뿐만 아니라 광고의 전제조건으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광고를 전제로 하는 네이밍에서는 읽기 쉽고, 듣기 쉽고, 쓰기 쉽고, 말하기 쉽고, 외우기 쉬워야 한다는 것을 고려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네이밍 전문업체인 브레인 컴퍼니의 박재현 네이밍 실장은 “네이밍이란 당면한 시장 상황 하에서 각 제품의 특성 및 개성을 가장 유리하게 표현해 마케팅 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네이밍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마케팅에 유리한 언어를 찾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같은 가치의 전달은 전에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신조어나 합성어를 사용할 수도 있고, 잘 알고 있는 자연어를 통해 연상시키는 과정을 선택할 수도 있다. 국내 네이밍 트렌드를 살펴보면 더 흥미롭다. 지난 70~80년대 생산에 집중했던 시기에는 말표, 펭귄표, 삼천리표, 삼표, 오리표 등 단순한 네이밍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90년대 기술이 중시되는 시대로 넘어 와서는 휴먼테크, 테크노피아, 하이테크 등 정보기술(IT)에 기반을 둔 네이밍 작업이 이뤄졌다. 그렇다면 21세기는 어떠한가. 바로 감성을 중시한 네이밍이 대세다. 2% 부족할 때, 멜론, 비움 등 감성에 소비자의 경험을 접목시켜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는 방식이다. 모음에 따른 네이밍의 느낌도 많이 다르다. 예컨대 양성 모음(아, 야, 오, 요, 애, 외, 와)은 규모가 작고 경쾌한 느낌이 든다. 아토즈(ATOZ)가 대표적이다. 반면 음성 모음(어, 여, 우, 유, 으, 에, 워, 위)는 규모가 크고 무거운 느낌을 선사한다. 중형차인 에쿠스(EQUUS)가 바로 그런 느낌이다. ■네이밍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 짧아서 오히려 강한 느낌을 주는 브랜드 네이밍 중에서 성공한 케이스들이 다수 눈에 띈다. 농심의 신라면, KTF의 쇼(Show), SK텔레콤의 T, 닌텐도의 위(Wii) 등은 소비자의 주목을 받기 위해 과감한 단순함에 승부를 건 케이스다. 우선 신(辛)라면은 한 음절의 한자를 활용한 네이밍으로 짧지만 강렬한 느낌을 주고 있다. 특히 한자의 뜻과 매운 이미지는 제품의 컨셉트와 속성을 효과적으로 잘 전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쇼는 서비스의 핵심인 영상 통화를 간단명료한 한 단어로 표현해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준다는 평가다. ‘보여준다’는 키워드를 감성적으로 전달하면서도 기억하기도 쉽고 발음도 어렵지 않다. 여기에 적절한 영상 매체를 덧붙이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강하게 각인, KTF가 젊은 층을 파고 드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SK텔레콤의 ‘생각대로 T’는 ‘되고 송’을 국민적 로고 송으로 유행시킬 정도로 높은 파급력을 보여주면서 소비자에게 강렬하게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했다는 분석이다. 네이밍 실패 사례를 살펴 보면 본래 의미가 부정적이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푸에르토리코의 자동차 브랜드 노바(NOVA)는 ‘가지 않는다’는 의미이며 핀란드의 자동차 브랜드 우노(UNO) 역시 ‘바보’라는 부정적인 뜻을 갖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항공사 브랜드인 에뮤(EMU) 역시 ‘날지 못하는 새’를 의미하고 있어 네이밍의 진의를 의심케 하고 있다. 국내 중형차 중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가장 많이 팔리는 ‘SONATA’는 ‘소나타’라는 외래어 표기를 따를 경우 ‘소나 타는 차’라는 의미가 연상돼, 결국 한글 표기를 ‘쏘나타’로 바꾸게 됐다. 반면 의미에 문제가 있지만 성공한 네이밍도 상당 수 눈에 띈다. 국내 유명 냉장고 브랜드 지펠(ZIPEL)은 독일어로 Zipfel(Gipfel)로 ‘정상’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반면 ‘남자의 성기’라는 뜻도 갖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기아는 한문으로는 ‘굶주림’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이 차를 타면서 굶주림을 연상하지는 않는다. 또 인터넷 포털 업체인 다음이라는 브랜드도 ‘사물의 둘째’라는 의미와 함께 ‘음욕이 지나치게 왕성하다’는 뜻을 갖고 있지만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이처럼 네이밍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도 네이밍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큰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추세다. 컨설팅 전문기업 자연인의 이진민 대표는 “잘 지은 네이밍은 비용 절감과 사업 성공을 결정 짓는 만큼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면서 “기억하기 쉬운 이름, 음성학적으로 술술 나오고 발음이 용이한 이름, 그리고 무엇보다 제품과 컨셉트가 잘 맞는 이름이 훌륭한 네이밍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 ▶ [리빙 앤 조이] 이름짓기에 관한 모든 것 ▶ [리빙 앤 조이] 역대 대통령과 재벌 그룹의 이름 풀이 ▶ [리빙 앤 조이] 소상공인을 위한 상호 작명 요령 ▶ [리빙 앤 조이] '모던 보이' 개봉 앞둔 김혜수 ▶ [리빙 앤 조이] 영화 '모던 보이'는… ▶ [리빙 앤 조이] 워커힐 '집시문' ▶ [리빙 앤 조이] '천상의 맛'이 온다 ▶ [리빙 앤 조이] 10월, 유방암 인식의 달 ▶ [리빙 앤 조이] 입 벌리고 있는 아이 '코 막힘' 때문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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