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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진 인생 "괴테처럼 다양한 부문에 열정 쏟아라"

■ 길어진 인생을 사는 기술<br>슈페테판 볼만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건강진단을 받았다. 100살까지도 거뜬하겠단다. 근데, 낼 모레가 은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그래도 ○○○ 보험이 있어 웃는다." 요즘 TV에서 한 보험 회사가 내놓은 광고의 한 장면이다. 고령화 시대의 한 단면을 코믹하게 보여줘 보는 이의 웃음을 유발한다. 하지만 앞으로 살아야 할 날이 많은데 조기 퇴직해야 한다는 대목에선 길어진 인생을 사는 고달픔을 엿볼 수 있어 씁쓸한 면이 없지 않다. 평균 수평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고령화 사회는 이제 일부 선진국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에게도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수명은 길어졌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아가야 할 날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 듯 보인다. 아니 그런 의식 조차 제대로 갖고 있지 않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 싶다. 저자인 슈테판 볼만은 이런 문제 의식에서 '길어진 인생을 사는 기술'을 저술하게 됐다고 밝힌다. 오래 산다는 것은 단순히 수명이 길어졌다는 뜻이 아니라 삶의 다양한 가능성을 펼쳐 보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의미라고 저자는 해석한다. 그렇기 때문에 연장된 인생을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연금과 일자리가 아닌 삶을 어떻게 영위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이란 것이다. 과거에는 짧은 인생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적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압축의 기술'이 중요했다. 반면 오늘날은 사정이 달라졌다. 이제 길어진 삶에는 시간이 충분하다 못해 남아돌기까지 한다. 따라서 충분한 시간을 제대로 만끽하기 위해 획일화된 인생행로를 벗어나 개인화된 삶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볼만은 역사적 인물 중 독일의 대문호 괴테와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저민 프랭클린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이들은 넘치는 정열과 호기심으로 인생 내내 새로운 삶의 형태를 발견하고 정복해 나갔다. 괴테는 시인ㆍ화가ㆍ수집가ㆍ연극감독 뿐 아니라 장관ㆍ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고 프랭클린은 외교와 법률ㆍ발명ㆍ저술 등을 포함해 100여개 분야에서 놀라운 업적을 남겼다. 물론 저자는 늙는다는 것은 육체적으로 퇴행하는 게 틀림 없다고 인정한다. 다만 정신적으로 '유연성(Plasticity)'을 발전시켜 오히려 더 성숙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 말미에는 길어진 인생을 사는 기술 10가지 법칙을 덧붙여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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