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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2일 자진사퇴 형식으로 원내대표 거취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하고 5개월 만에 사퇴한 것이다.
그는 이날 소속의원들에게 보내는 e메일에서 "원내대표직 그 짐을 내려놓으려 한다. 책임이란 단어에 묶여 소신도 체면도 자존심도 다 버리고 걸어온 힘든 시간이었다"라며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들고 협상이라는 씨름을 벌인 시간이었다"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어 "직업적 당 대표를 위해서라면 그 배의 평형수라도 빼버릴 것 같은 움직임과 일부 극단적 주장이 요동치고 있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었다"면서 "제가 폭풍의 언덕에서 힘들어할 때 격려해주신 많은 동료 의원님들, 힘내라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에 앞서 전날 안산에서 유가족과 면담한 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가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내려놓은 것부터 원내대표직 사퇴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하며 감정이 북받쳐 눈물이 그렁그렁해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위원장은 "내일(2일) 비대위에서 논의해보겠다"고 즉답을 하지 않았지만 박 원내대표는 새벽까지 사퇴서를 다듬었다.
문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 도중 박 원내대표에게 전화해 "(박 원내대표가) 최선을 다했다. 진정성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면서 사퇴를 만류했지만 뜻을 굽히지 않고 기자회견도 없이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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