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시민들에 따르면 최근 서울 시내 곳곳에선 ‘가을 모기’에 시달리는 시민들이 창고에 넣어뒀던 모기향을 다시 꺼내거나 스프레이 등 모기 퇴치용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최모(29)씨는 “올여름 내내 없던 모기가 이제 와서 나오는 바람에 잠을 설치고 있다”고 불평을 털어놨다. 송파구의 주부 이모(34)씨도 “이달 초부터 아기가 자꾸 모기에 물려서 집안 곳곳에 전자 모기향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올해부터 집계해 공포하는 ‘모기활동지수’를 보면 모기들은 이달 들어서도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모기활동지수는 시내 54곳의 유문등(모기를 유인하는 조명)과 구로·영등포구의 DMS(이산화탄소를 이용한 일일 자동 모기계측시스템)의 측정값에 기온, 습도 등 변수를 반영해 0∼1,000포인트로 산출된다.
6월 하루 평균 421.2포인트였던 모기활동지수는 7월 547.4포인트, 8월 564.5포인트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서는 12일까지 527.0포인트로 다소 주춤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가을 장마에 이은 늦더위 등의 영향으로 모기들이 계속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보인다. 신이현 국립보건연구원 질병매개곤충과 보건연구관은 “농촌과 달리 도심에서는 1년 내내 모기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요즘 모기가 실내에서 자주 보이는 것은 일교차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추운 바깥 공기를 피해 집안으로 들어가는 모기가 많아지는 동시에 사람들은 방충망 관리를 소홀히 하는 등 모기에 대한 경계심이 무뎌질 시점”이라면서 “영하의 날씨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지속적으로 모기가 나온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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