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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동맹에만 의존 소극적 외교로 운신의 폭 축소" 지적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 장기적 전략없는 외교정책<br>천안함 사태·이란제재 등 중심 잡지못해 고립 자초<br>"주변 강대국들 갈등 추이 관망 신중함도 필요"<br>일부선 반론 제기도

미ㆍ중ㆍ일ㆍ러의 강대국 사이에서 우리 외교가 중심을 잡지 못해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9일 복수의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동북아를 중심으로 한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 있는 만큼 그 동안 균형외교를 위한 장기적 외교 전략이 부재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특히 최근 천안함 외교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미국의 대 이란 제재 과정에서 이뤄진 아슬아슬한 줄타기 외교에서도 탈피해야 한다고 꼬집고 있다. 북한의 권력승계가 본격화되고 있고 미ㆍ중간 환율전쟁과 일ㆍ중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토갈등 등으로 미뤄 볼 때 지금까지의 외교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세상은 바뀌는데 외교는 여전히 냉전시대=전문가들이 우선적으로 꼽고 있는 한국외교의 문제점은 바로 냉전시대 전략에 여전히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천안함 사건과 같이 중대한 안보적 위협이 현실로 다가올 때 마다 정부는 미국에 의지한 외교에 너무 치중해 복잡하고 다원화되고 있는 국제적 이해관계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천안함 외교의 경우 유엔이라는 다자 협의체에서 우리 외교가 미국의 뒤에만 서 있다가 낭패를 본 격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미국이라는 국가가 가지는 특성상 국제사회 다양한 현안 중 하나로 한반도 문제를 인식하고 접근하고 있음에도 한ㆍ미 동맹이라는 기본적 틀에만 묶여 소극적 외교로 일관했다는 분석이다. 한 국제관계 전문가는 "(우리는)지금까지 너무 미국 중심의 외교를 펼쳤다"며 "물론 미국이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지만, 전략적 유연성을 갖고 국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외교의 눈을 미국을 포함한 주변 강대국과 아세안으로까지 넓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미 의존 외교, 평가 엇갈려=여기에 최근 미국의 대 이란 제재 과정에서 정부의 외교력 부재가 결국에는 경제적 파장을 불러일으켰으며, 독도 문제를 둘러싼 주변국과의 갈등에서도 전략적 접근이 아쉬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북핵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서도 미국과 보조를 맞춘다는 명분 아래 논의 구조에서 뒷전으로 밀려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물론 주변 4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한ㆍ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 균형외교를 펼치기란 쉽지 않다는 데에 전문가들은 동의하고 있다. 오히려 미ㆍ중과 중ㆍ일간 갈등 속에서 어떤 뚜렷한 입장을 가지기 보다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상당하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사실 한ㆍ미 동맹이 있었기에 천안함 사태의 경우 중국이 일정 정도 한국편을 든 게 아닌가"라며 "중국의 행동방식이 바뀌고 있는 만큼 지금으로서는 미국과의 관계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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