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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유치 경쟁 '점입가경'

실업률·재정적자 시름 미국 네바다·캘리포니아 주정부<br>인접州간 상호 비방등 갈등 고조


미국 최고 실업률과 재정적자로 허덕이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바로 이웃한 네바다 주 사이에 기업 유치를 두고 영역 다툼을 벌이고 있다. 네바다 주 역시 미국 최고의 주택 차압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기싸움이라기보다는 각자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으로 읽힌다. 발단은 지난달 중순부터 네바다 주가 내보내기 시작한 광고. 인쇄 매체 뿐만 아니라 TV와 라디오를 통해 전파되는 여러 가지 버전의 광고는 캘리포니아 공무원들을 침팬지로 비유하거나 "캘리포니아 공무원들이 당신을 사랑하긴 하겠지만 네바다 만한 사업 환경을 제공하지는 못한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광고에서는 씨만 남은 사과를 보여주며 "캘리포니아에서 사업을 하면 세금으로 다 깎인다"고 설명한다. 캘리포니아 주의 법인세율은 8.4%인 반면, 네바다 주는 법인세와 개인소득세 등을 부과하지 않는다. 광고주인 네바다 개발청(NDA)은 이밖에도 캘리포니아 주 헐리우드 대로에 '플래시 몹 댄스팀'을 파견하기도 했다. 플래시 몹(Flash mob)이란 미리 약속한 사람들끼리 특정 장소에 모여 춤 등을 선보인 후 다시 흩어지는 것. NDA의 댄스팀은 '캘리포니아에 계속 있으면 당신의 재산을 떠나보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노래를 배경으로 춤을 춘다.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의 오스카 굿맨 시장은 "네바다 주의 사업 환경이 미국 최고라고 자신한다"며 "캘리포니아 기업들을 전면 공략하고 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가 격분한 것은 당연한 반응. 캘리포니아 주의회의 호세 솔로리오 의원은 "NDA의 광고에선 캘리포니아 사람들이 동물로 묘사된다"며 "불쾌하기 짝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캘리포니아는 지난 7월 11.9%를 기록한 전국 최고의 실업률, 263억 달러(약 33조원)의 전국 최대 재정 적자 등에 시달리던 참이라 네바다 주의 공격이 더욱 아니꼬울 수밖에 없다. 자신만만하게 이웃을 깎아내리고 있는 네바다 주도 걱정이 만만치 않다. 라스베이거스의 주택 차압률은 전국 최고 수준이며,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및 관광 산업이 불황을 겪는 와중에 산업 다각화를 외치는 목소리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NDA의 소머 헐링스워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량 기업 유치가 절실하다"며 "이전보다 살기가 나빠진 캘리포니아가 적절한 타깃이라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주정부 간의 격돌은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만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콜로라도 주정부는 '콜로라도는 캘리포니아를 사랑합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단 비행기를 캘리포니아 주 상공에 날아다니도록 했다. 콜로라도 측은 "네바다보다는 훨씬 부드러운 방식으로 기업들을 끌어오려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미국 최고의 부자 동네라는 지위를 잃을 지경에 처한 캘리포니아로서는 달갑지 않은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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