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국제가격 20년만에 최고 국제 원맥값 폭등세로 국내 밀가루 가격 또 오를듯 최수문 기자 chsm@se.co.kr 달러 약세의 영향으로 국제 상품 가격이 일제히 치솟는 가운데 쌀 국제가격도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상승했다. 아울러 국제 원맥 가격의 폭등세로 국내에서도 밀가루 가격이 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자료를 인용해 국제 쌀값의 기준이 되는 태국산 쌀 가격이 지난 2월 톤당 500달러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989년 이래 최고가다. 3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미국산 쌀은 전년 대비 75% 오른 톤당 400달러에 거래됐다. FAO는 베트남과 인도ㆍ이집트 등 주요 쌀 수출국들이 국내 소비 증가로 쌀의 대외수출을 제한함에 따라 국제 쌀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기상악화로 수확이 줄어들고 도시화의 급속한 진행으로 경작지가 감소한 것도 쌀값 상승의 배경이 됐다. 국내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한국ㆍ동아제분 등 국내 대형 제분업체들은 이르면 이달 중순께 밀가루 값 추가 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다. 이번 인상은 지난해 12월 제분업계가 24~34% 가격을 올린 후 불과 3개월 만으로 국제 원맥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비축물량도 거의 소진됐기 때문이다. 국제 원맥 가격은 2월 한달 동안에만도 26%나 급등했다. CJ제일제당은 국제 원맥 가격 상승추이를 지켜보면서 밀가루 가격인상 시기와 폭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ㆍ동아제분도 조심스럽게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동아제분의 한 관계자는 "국제 원맥 가격 폭등세가 워낙 심해 국내 제분업체들도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처지"라며 "물량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비축물량이 거의 바닥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밀가루가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 고심하고 있지만 인상폭은 최소 10%선을 넘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밀가루 가격은 지난해 12월을 비롯해 지난해에만도 두 차례 인상됐으며 이로 인해 라면ㆍ과자ㆍ빵 등의 가격도 연쇄적으로 올랐다. 한편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개월 선물은 3일(현지시간) 0.61달러(0.7%) 오른 배럴당 102.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장중 103.95달러까지 치솟으며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가격 기준 역대 최고치인 1980년의 103.76달러(당시 가격 38달러)마저 넘어섰다. 이와 함께 금 1개월 선물 가격도 지난주 종가보다 9.20달러 오른 온스당 984.20달러에 마감해 1,000달러선에 바짝 다가섰다. 상품가격의 급등은 글로벌 수요 증가와 함께 달러화 약세로 인한 투자자금의 유입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달러화는 미국 경기침체를 반영하며 한때 유로당 1.5274달러를 기록하는 등 연일 폭락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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