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내무부는 18일 오전 중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나 현재로서는 시리자가 개표하지 않은 표를 모두 얻는다 해도 역전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신민당과 연정을 꾸렸던 옛 여당 사회당은 12.28%로 3위가 유력하다. 이와 함께 그리스독립당은 7.5%, 황금새벽당은 6.9%, 민주좌파 6.2%, 공산당 4.5% 순으로 나타났다.
예상 지지율과 제1당에 몰아주는 비례대표 50석을 합산한 예상 확보 의석은 신민당이 129석, 시리자 71석, 사회당 33석, 그리스독립당 20석 등으로 나타났다. 이럴 경우 신민당이 앞서 ‘거국정부 구성’을 제안한 사회당과 연정을 꾸리면 예상 의석은 161석으로 정원 300석인 의회의 과반을 차지한다.
게다가 사회당과 공동보조를 취하는 민주좌파를 넣어 ‘신민-사회-민주좌파’의 연정이 성사되면 민주좌파 의석 17석이 추가돼 연립정부는 188석으로 안정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신민당과 1당 자리를 놓고 경쟁한 시리자는 ‘구제금융 재협상’ 공약으로 급부상한 후 지난 총선때(16.7%)보다 세를 더 불렸지만 1위 자리에 오르기는 역부족이었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당 당수는 이날 밤 10시 총리가 될 경우 관례적으로 취임 소감을 밝히는 ‘자피오’ 청사에 나와 TV 생중계를 통해 소감을 밝혔다. 사마라스 당수는 “그리스 국민이 오늘 선거로 유럽을 향한 길과, 유로존 잔류를 선택했다”면서 “더 이상 다른 모험은 없으며 그리스에 대한 유럽의 입장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위에 오른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도 TV에 나와 “(신민당의) 사마라스와 전화로 통화해보니 주변 인사와 정당으로 정부를 구성할 것 같다”고 밝힌 후 “하지만, 우리는 강력한 야당이 돼 정부가 주요 사안에서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사회당의 에반젤로스 베니젤로스 당수는 중간 개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국영 ERT 방송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 구성을 하루라도 지체해선 안된다”며 “내일 당장 우리에겐 정부가 있어야 한다”고 밝혀 연정 성사에 조급한 마음을 엿보였다.
한편 그리스의 ‘책임 있는 정부’와 대화하겠다며 아테네 사무소를 철수했던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등은 지원 방안 논의를 재개하고 구제금융 지원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시리자가 요구했던 ‘재협상’ 결렬과 그에 따른 구제금융 지원 중단, 국가재정 고갈, 채무불이행 선언, 유로존 탈퇴 등 연쇄 반응의 첫번째 톱니바퀴는 멈출 것으로 보인다.
또 그리스 유로존 탈퇴로 촉발된 금융 위기 우려감은 일단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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