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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브라질 월드컵] 홍이동풍은 그만!

'박주영 무용론' 불거져… 홍명보 벨기에전 파격 라인업 꺼내들까


한국 축구가 낳은 최고 스타 가운데 한 명인 홍명보(45) 축구 대표팀 감독. 눈부신 그의 축구인생에서 최대 위기를 맞은 지금, 그가 꺼낼 벨기에전 대승 카드는 뭘까.

결과론이지만 홍 감독이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알제리전(2대4 패)에 들고 나온 러시아전(1대1 무)과 똑같은 선발 라인업, 똑같은 전술은 패착이 됐다. 반면 알제리의 바히드 할릴호지치(보스니아) 감독은 1차전 선발 라인업과 비교해 5명이나 변화를 줘 대성공을 거뒀다. 야신 브라히미, 압델무멘 자부 등 새 얼굴들은 조심스러운 경기운영을 계획한 한국을 휘슬이 울리자마자 정신없이 몰아붙였다. 2경기를 치르고 이미 16강이 완전히 좌절돼 한국과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비센테 델보스케 스페인 감독도 24일(이하 한국시간) 다비드 비야(뉴욕시티)-페르난도 토레스(첼시) 투톱을 비롯해 그동안 기회를 주지 않았던 선수들을 대거 선발 출전시켜 호주를 3대0으로 꺾었다. 호주 역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뒤 치른 경기였지만 스페인은 확실히 전보다 활발했다.

홍 감독이 할릴호지치와 델보스케의 길을 따른다면 알제리전에서 교체 투입돼 머리로 여러 차례 공격 기회를 만든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의 선발 출전이 설득력을 얻는다. 하지만 그럴 경우 박주영(아스널)을 발탁한 것 자체가 악수였음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지난 경기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윤석영(퀸스파크)을 쉬게 하고 박주호(마인츠)를 기용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독일 분데스리가 정상급 왼쪽 수비수 박주호는 부상에서 거의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구아수 베이스캠프에서 알제리전 충격패 뒤 첫 훈련이 진행된 가운데 김신욱은 "벨기에전만 생각하며 슈팅 훈련을 했다. 벨기에에 대해 스스로 연구해 해답을 찾겠다"며 "승패를 떠나 이 팀의 마지막 경기라는 각오로 한국 축구의 명예를 걸고 뛰겠다"고 말했다. 2경기에 모두 교체 투입돼 1골 1도움을 기록한 이근호(상주)도 "벨기에에서 어떤 선수가 나오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는지가 중요하다. 가나와의 평가전(0대4 패) 뒤 러시아전을 준비한 과정을 생각하며 정신력을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27일 오전5시 상파울루에서 열릴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 선발 라인업은 경기 시작 1시간30분 전쯤 공개된다.



벨기에가 8강 이상 진출을 위해 주전들을 대거 휴식시킬 예정인 가운데 한국은 최소 2골 차 이상으로 벨기에를 꺾고 같은 시각 러시아가 알제리에 이기기를 바라야 한다. 러시아와의 1차전에서 1골, 2차전 알제리와의 경기에서 4골을 내준 수비진이 전열을 가다듬는 데 시간이 부족하다고 보면 한국은 3골 이상은 넣어야 16강을 기대해볼 만한 상황이다. 한국의 역대 월드컵 1경기 최다 골은 2골. 지난 남아공 월드컵 1차전에서 그리스를 2대0으로 이겼고 3차전에서 나이지리아와 2대2로 비기는 등 한국이 본선에서 2골을 터뜨린 기록은 꽤 많다. 당시 나이지리아전 후반 4분에 나온 박주영의 프리킥 골이 한국을 사상 첫 원정 16강으로 이끌었다. 홍명보호는 '우승 다크호스' 벨기에를 상대로 월드컵 1경기 최다 골 신기록에 도전하는 셈이다.

홍 감독 개인적으로는 이번이 6번째 월드컵이다. 21세 때인 19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월드컵에 데뷔했고 1994년 미국 월드컵과 1998 프랑스 대회, 2002년 한일 대회까지 선수로 뛰었다. 지도자로는 두 번째 월드컵. 2006년 독일 대회에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보좌하는 코치로 월드컵을 경험했고 수차례 사양 끝에 지난해 6월 2년 계약으로 A대표팀 감독에 선임됐다. 이번 대회 알제리전까지 그가 경험한 월드컵 경기는 21게임. 선수로 16경기, 지도자로 5경기에 참가했다. 22번째 경기는 벨기에와의 H조 마지막 3차전. 홍명보의 월드컵은 22경기에서 마무리될까, 23경기 이상으로 연장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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