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에 ‘슈퍼개미’가 나타났다(?)’ 서울 잠실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이라는 평가를 받는 우리은행 전산센터 부지가 지난 6월 초 매각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특히 이 땅은 기업이나 사모펀드가 아닌 개인투자자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부동산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번 매각이 해외채권이나 주식시장 등에 머물던 ‘슈퍼 자산가’들의 부동산 시장 유턴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홍순만 신영에셋 이사는 “올 들어 500억~3,000억원대 자산을 보유한 부자들의 부동산시장 진출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 제2롯데월드 등 대형 개발이 줄을 이으며 부동산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22일 부동산업계와 우리은행 등에 따르면 현재 우리은행이 보유한 총면적 9,944㎡의 이 부지는 2,000억원에 매각돼 오는 9월 중 잔금을 치를 예정이다. 4월 초 2,200억원에 첫 매각공고를 냈으나 공매에 실패하면서 최초 제시가격보다 매각가가 떨어졌다. 고준석 신한은행 지점장은 “잠실 일대는 제2롯데월드 건립과 잠실주공5단지ㆍ장미아파트 등의 재건축 호재가 기다리고 있는 개발의 요지”라며 “이 부지는 주거 쾌적성도 탁월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부동산업계에서는 이곳에 주상복합을 지을 경우 최대 400억~500억원의 분양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지 매입을 고려했던 A시행사가 작성했던 사업수지 분석에 따르면 상업용지인 이곳에 용적률 600%를 적용할 경우 최고 40층의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지하1층~지상2층까지는 상가 및 오피스를 조성하고 나머지 동에는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각각 250가구가량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3.3㎡당 분양가를 2,900만~3,000만원으로 잡아 100% 분양이 완료될 경우 4,500억원가량의 분양수익이 발생해 순수 투자비 3,500억원(땅값 2,000억원, 시공비 1,000억원, 간접비 500억원)에 마케팅비 및 이자 비용을 합치더라도 최대 500억원의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계산이다. A시행사의 한 관계자는 “대형 건설업체 P사를 비롯해 여러 시행ㆍ시공사가 관심을 가졌던 물건”이라며 “부동산경기 침체 속에 기업들이 매매를 망설이는 동안 의사결정 구조가 단순한 개인사업자가 발 빠르게 행동에 나섰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부동산업계에 오랜만에 큰손이 등장해 이 사업부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은행은 이번 매각 주체에 대한 공식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매입자와 비밀보호 유지 약정을 맺었기 때문에 어떤 사항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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