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교육계가 진보·보수 진영 싸움에서 벗어나 교육계의 관료주의 적폐를 해소해야 합니다."
6·4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여론조사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고승덕(56·사진) 후보는 28일 을지로 선거사무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교육을 진보·보수로 접근하지 않는 차원에서 보수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 후보는 고시(사법·외무·행정) 3관왕으로 판사·국회의원·펀드매니저 등을 지냈다. "'고시 3관왕' 타이틀에 묻혔지만 저는 늘 교육의 현장에 있어 교육행정의 병폐를 잘 알고 쇄신할 수 있다"는 게 그의 각오다. 그는 높은 인지도와 참신함을 바탕으로 여론조사에서 줄곧 현직인 문용린 보수 단일후보와 조희연 민주·진보 단일후보를 리드해왔다.
그는 "분열된 보수·진보 진영논리에 매몰되지 않아야 유연하게 교육문제에 접근해 아이들만 바라보는 교육정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진보는 혁신학교(67곳), 보수는 자사고(25곳)에 혜택을 주면서 다수 학교는 방치되다시피 했으나 혁신학교와 자사고는 유지하되 그 장점을 일반학교로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자꾸 실험만 해서는 안 됩니다. 저는 기본으로 돌아가서 일반학교 전체를 강화해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겠습니다."
특히 그는 '공감교육'을 화두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상명하달식 문화와 전시 탁상행정으로 흐르고 학맥으로 줄 세우기 하려는 교육관료들을 타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장에 계신 많은 분들이 교육청이 관료주의화됐다고 지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상대 후보들은 제가 교육경력이 없다고 공격하는데 저는 20년간 겸임교수, 부교수, 시간강사, 중등 대안학교 교사를 했고 사법연수원과 공무원교육원에서도 강의를 했다"고 소개했다. 실제 청소년지도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그는 청소년 대상 특강과 멘토링, 상담, 진로 검사를 활발하게 펼쳐왔다. 학교에 교육청의 빅데이터 접근권을 부여해 사교육 컨설팅 못지않은 진로지도가 학교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학생들의 '사회적 인성' 함양도 그의 강조 포인트다. 그는 "정직·약속·용서 등의 개인적 덕목에다 21세기 글로벌시대에 소통하고 배려하고 봉사하고 남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정신을 키우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선생님들의 잡무도 대폭 덜어드려 수업에 집중하고 아이들을 보살필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쓰겠다고 덧붙였다.
고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된 전교조 발언에 대해서는 "전교조가 종북 단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정치성향을 가진 일부가 헌법에 요구하는 정치중립성을 벗어나 집단행동을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해명했다.
미국 영주권 취득 의혹에 대해서는 "저를 공격해 인지도를 올리려고 하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기 위해 이미 고발했다"며 "제가 영주권을 신청조차 하지 않았는데 참 어이가 없고 이는 사퇴감"이라고 반박했다. '자녀들이 미국에서 공부해 한국 교육현실에 어둡지 않느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전처가 미국으로 가면서 양육권도 넘겨준 가슴 아픈 가정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됐다"며 "하지만 말씀드렸듯이 10년 넘게 청소년들과 함께 교육현장을 누볐고 2년간 다문화 가정 학생들도 매주 가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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