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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4强 신화 재현 가능성 보인 한국 축구
입력2006-06-14 17:02:09
수정
2006.06.14 17:02:09
한국 축구대표팀이 신화 창조를 다시 시작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축구 첫 경기에서 토고를 2대1로 격파하고 16강을 향한 8부 능선을 넘어섰다. 그것도 통쾌한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선수들의 땀과 아드보카트 감독의 전술, 그리고 국민의 응원이 삼위일체가 돼 이뤄낸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여세를 몰아 홈 그라운드라고 할 유럽세의 프랑스와 스위스까지 물리치고 16강에 진출하길 기대한다.
전국민은 물론 해외동포까지 울고 웃긴 이번 역전승은 많은 의미를 지닌다. 우선 한국 대표팀이 해외월드컵에서 52년 만에 거둔 원정 첫 승이다. 2002년 4강 신화를 창조했지만 홈 그라운드의 덕을 봤다는 등 뒷말이 따랐는데 이번 승리로 4강 신화가 실력으로 이룩한 것임을 입증했다. 또한 이번 월드컵에 진출한 아시아 4개팀 중 현재까지 한국만이 첫 승을 거둬 아시아의 왕자로 다시 떠올랐다.
사실 토고전도 전반전은 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해 보기 답답했다.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 베켄바워가 “왜 한국팀이 전반전엔 파업했느냐”고 뼈 있는 농담을 할 정도였다. 1골을 빼앗긴 뒤부터 달라졌다. 역경에 처하면 오히려 분발하는 우리민족의 저력이 나타나기 시작한데다 선수교체 등 아드보카트 감독의 용병술이 빛이 났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호주팀이 일본에 역전승을 거둔 모습 그대로였다.
프랑스와 스위스는 자중지란이 일어난 토고와는 다르다. 토고전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한국팀의 장점인 체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압박수비로 상대를 몰아쳐야 한다. 선수들의 자신감과 감독의 작전이 어울린다면 멋진 승리로 경제침체 등으로 답답한 국민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고 꿈을 다시 이뤄줄 것으로 믿는다.
자만은 금물이다. 스포츠도 우리 정치처럼 말이 앞서나가서는 안 된다. 히딩크와 아드보카트 감독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상황을 판단한 후 말을 앞세우지 않고 적절히 대책을 세우는 ‘더취’상인의 혼을 이어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치도 선전하고 있는 축구대표팀처럼 국민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모습으로 환골탈태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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