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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택지지구 내 아파트 형평성 논란

리모델링 규제 완화했지만 용적률 제한에 수혜 못 받아<br>개포대치·우성9차 등 용적률 250%로 묶여 수년째 사업 지지부진<br>대치우성·청담두산 등 인근 단지는 340% 넘어


"개포지구단위계획에 묶여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용적률 250%까지밖에 지을 수 없습니다. 수직증축을 허용해주고 일반분양가구 수도 늘려줬다지만 그림의 떡입니다."(개포동 대치아파트 리모델링조합 관계자)

정부가 4ㆍ1부동산종합대책의 후속조치로 리모델링 수직증축과 가구 수 15% 증가를 허용하는 주택법 개정안을 내놓았지만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권에서 '형평성' 논란이 일면서 출발부터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강남권 택지개발지구 내에 지어진 상당수 중층아파트가 용적률 제한으로 사실상 수혜 대상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용적률이란 대지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비율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제1종은 200% 이하, 제2종은 250%, 제3종은 300%, 준주거지역은 500% 이하에서 각 시도 조례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10일 강남구청 및 업계에 따르면 232가구 규모의 강남구 개포동 우성9차 아파트는 지난 2009년부터 리모델링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수년째 사업이 멈춰 있다. 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용적률 제한 때문. 1991년 지어진 이 아파트는 개포택지개발지구 내에 위치해 있어 지구단위계획상 용적률 250%까지만 리모델링이 가능하다. 현재 용적률이 249.3%에 달해 이 규정대로는 면적을 늘릴 수 없는 셈이다.

이는 강남권에서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중층아파트들이 훨씬 높은 용적률을 적용 받아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것과 대비된다. 현재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인 대치 우성, 청담 두산은 각각 347%, 372%의 용적률을 적용하고 있다. 같은 중층아파트지만 택지지구가 아니어서 주택법을 적용 받아 용적률에 관계없이 기존 면적의 30%까지 증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개포지구 등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된 단지가 용적률에 제한을 받는 것은 관련 법규 때문이다. 주택법이 아닌 국토계획법을 적용 받아 용적률이 제한된다. 이 같은 이유로 우성9차뿐만 아니라 같은 지구 내 개포 대치(1,753가구)와 개포 대청(822가구) 등도 리모델링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그동안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택지지구 내 아파트는 지구단위계획상 기준 용적률인 250%를 넘으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보니 사업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국토부가 택지지구라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법적 상한선까지 용적률을 완화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이 나와 상황 변화의 단초는 마련된 상태다. 개포 우성9차도 최근 이 같은 유권해석에 따라 용적률 355%를 적용한 리모델링 정비계획안을 최근 서울시에 제출했다.

문제는 이 경우 기존 재건축단지와의 형평성 문제가 새롭게 대두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개포지구 내 저층 재건축단지는 기반시설 설치, 임대주택 건립 등 기부채납을 통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았다. 리모델링 단지에 이 같은 기부채납 조건 없이 용적률을 높여줄 경우 재건축 추진단지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시기에 지어진 아파트라도 택지지구 여부에 따라 규정이 다르다 보니 계속 형평성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관련 법령을 정비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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