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파고가 미국 항공업계를 덮쳤다. CNN머니는 14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업계 3위 델타항공과 4위 노스웨스트항공이 유가 상승과 저가항공사와의 경쟁으로 인한 경영 악화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지난 2002년과 2004년 각각 파산보호를 신청한 미 항공업계 2위 유나이티드항공과 6위 US에어웨이스를 합쳐 미 대형항공사 중 4곳이 사실상 파산 상태에 들어갔다. 노스웨스트항공의 더글라스 스틴랜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공식발표하면서 “항공업계가 완전히 변해버렸다”라고 털어놓았다. 델타항공의 제럴드 그린스테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취한 선택은 델타의 채권자와 고객, 고용자, 제휴사 및 주주들을 위해 델타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래를 위한 도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유가, 운임인하 경쟁으로 항공업계 휘청= 델타와 노스웨스트는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입을 모아 항공유 가격 급등이 재정 위기를 악화시킨 주범이라고 지목했다. 미 항공교통협회(ATA)는 미 6대 항공사들의 적자액이 고유가로 인해 올해 10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4년간 항공유 가격은 239% 상승했지만, 저가항공사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항공 요금을 마음 놓고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항공 요금은 13%나 떨어졌다. 델타와 노스웨스트의 부채 규모는 각각 283억달러, 179억달러에 이른다. ◇항공업계 M&A 활발해 질 듯= 델타와 노스웨스트는 파산보호 신청이 파산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지면 연방파산법 11조에 따라 일정 기간 부채 상환이 유예되고,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 절차를 밟게 된다. 따라서 항공기 운항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만 추후 노선 축소 및 폐지와 인력 감축 등에 들어갈 전망이다. 또 이를 계기로 항공사간 인수ㆍ합병(M&A)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 미국에서 140여개 항공사가 난립, 제살깎기식 경쟁에 치중하는 만큼 항공사간 M&A를 통해 활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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