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한 남자가 있다. 건실하고 총명해 가족들에게는 신뢰를 받고, 배려심도 두터워 동료들도 그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삶이 언제나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모질지 못한 성격 탓인지 운이 나쁜 탓인지 실적은 언제나 아래를 맴돌고 승진 명단에서는 매번 누락된다. 주식으로 큰 손해를 본 적도 있었다. 특히 최근은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았다. 실적 독촉을 해대는 지점장 탓에 우울하던 차에 가장 큰 거래처 중 한 곳이 수십억의 대출금을 모두 갚겠다고 통보해왔다. 대출 실적에 큰 구멍이 날 지경에 놓인 셈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음식물을 씹다 앞니에 금까지 갔다.
이렇게 온갖 자잘한 악재들이 겹쳐 일어나는 바람에 그의 판단력이 흐려졌던 것일까. 아니면 실적에 대한, 돈에 대한 욕심이 그의 눈을 멀게 한 것일까. 소설의 주인공은 이상한 호의를 가지고 접근해 오는 대출사기범을 알아보지 못한 채 결국 범죄에 휩쓸리고 만다.
저자는 주위에서 흔히 볼법한 평범한 한 남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만족하면서 일상을 보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언급한다.
더불어 우리 사회에 고착화된 물신숭배나 성과 지상주의 같은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끔 한다.
저자가 집필을 결심한 것도 사람들이 무지나 방심, 부주의 등으로 혹시나 행할 수 있는 돈과 관련된 위험스러운 행위를 미리 경고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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