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강대국들 숨가쁜 '미얀마 쟁탈전'

"전략적 요충지에 성장 매력"<br>美·日 관계 개선·지원 이어<br>EU, 경제제재 해제 검토


미얀마가 오랜 군부독재를 청산하고 정치ㆍ경제개혁에 나서면서 인구 5,400만명의 신흥시장 선점을 위한 강대국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미얀마에 대한 경제 제재를 이르면 다음달 중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EU는 오는 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외교장관 회의 때 이 같은 안건을 의제로 올릴 예정이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ㆍ안보정책 대표 역시 조만간 미얀마를 공식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미국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지난해 11월 미얀마를 방문해 관계개선의 물꼬를 텄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양국 외교관계를 대사급으로 격상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일본도 지난해 12월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을 미얀마에 파견해 지난 2003년부터 중단해온 공적개발원조(ODA) 공여를 재개하겠다고 밝히며 미얀마 잡기에 나섰다.

이들 국가가 그동안 '불량국가'로 취급해온 미얀마 끌어안기에 나선 것은 성장잠재력이 큰데다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중국은 미얀마가 경제 제재를 받는 틈을 타 경제적 지원을 통해 영향력을 키워왔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 등도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얀마를 놓칠 수 없는 전략적 교두보로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과 인도가 미얀마와 공유하는 국경선의 길이만도 3,600㎞에 달한다. 벵골만과 접한 미얀마에 싱가포르와 같은 중계무역 도시가 건설될 경우 중국과 동남아시장의 물리적 거리가 단숨에 가까워질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얀마 정부가 남부 도시인 다웨이에 86억달러 규모의 산업항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게다가 미얀마가 앞으로 10년 안에 태국과 베트남에 이어 아시아의 '호랑이 국가'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제적 가치도 커지고 있다. 우선 저렴한 노동력은 선진국의 군침을 돌게 하는 요인이다. 서방의 경제 제재로 다른 동남아국가와 달리 ODA를 거의 받지 못한 미얀마는 수출제조업 기반이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중국ㆍ태국ㆍ베트남 등의 인건비 상승으로 생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미얀마에 공장을 지을 경우 상당한 비용절감이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현재 미얀마 국민들은 하루 평균 2.25달러를 버는데 이는 동남아국가를 통틀어 최저 수준이다.

막대한 천연자원 역시 미얀마의 앞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글로벌 석유회사인 BP는 2010년 미얀마의 천연가스 생산량이 121억㎥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아시아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인 중국의 8분의1에 해당한다. 또한 전세계 티크 목재의 80%, 루비의 99%가 미얀마에서 생산된다. 이 때문에 자원시장을 차지하려는 각축전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최근 연안지역 석유ㆍ천연가스 광구 10곳에 대한 개발권 공개입찰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얀마가 아시아의 호랑이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서방 투자가들이 미얀마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면서도 "통신에서부터 금융, 법적 체계까지 모든 것을 개선할 정권이 나타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