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훈의 흑37을 보고 검토실의 원성진과 김주호가 얼굴을 마주보며 동시에 눈이 둥그래졌다. 이 자체팻감이 통한다면 흑도 약간의 희망이 생길 것이다.
"성립이 되나?"(김주호)
"글쎄. 되는 것도 같고…."(원성진)
만약 백이 참고도1의 백1로 따낸다면 흑은 2 이하 6으로 변신하여 일단 승부가 아리송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세돌은 단호히 실전보의 백38로 따내어 버렸다.
"역시 용서가 없군요."(원성진)
백40이 놓이자 원성진은 참고도2의 흑1 이하 백20을 생중계 사이트에 올리고 말했다.
"여기까지가 이세돌의 수읽기로군요. 큰 패가 나는데 백에게는 A 방면에 팻감 두 개가 있어서 흑이 견디지 못합니다."
그것을 잘 아는 한상훈은 실전보의 흑43으로 버티었다. 그러나 이것 역시 별로 효험이 없었다. 백44 이하 50의 강수가 성립되었기 때문이다.
"백약이 무효로군요."(김성룡)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거야."(김승준)
"완전히 넋이 나갔군. 이런 식으로 지면 다음 판에도 악영향을 끼칠 거야."(서봉수)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조훈현의 별명이 전신이었다. 싸움의 귀신이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이젠 그 별명이 이세돌에게 옮겨져야 할 것 같다.(49…38의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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