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미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금융위기 1년후 여전히 소비위축을 우려하는 미국 유통가가 연말 대목을 맞아 '기대반 우려반'의 심경으로 분주하다. 집집마다 폭탄 세일을 알리는 전단지를 쏟아 붇고 있으며, 미끼상품은 이제 옛말이 됐고 날마다 할인 상품을 바꾸는 '원데이 세일'우리로 치면 '1+1행사'등도 등장했다. 원하는 물건을 차지하기 위해 새벽 4시나 5시쯤 문을 여는 매장에 먼저 들어가려고 밤새 줄서기를 하던 풍경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매장 문이 열리자 마자 전력 달리기를 하며 산더미처럼 상품을 쓸어 담은 고객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간 뒤 오후에는 매장이 유령의 집처럼 텅 비던 것은 기대하기 힘들다. 소매업체들이 판촉전은 눈물 겨울 정도다. 경기 침체와 고용대란으로 올해 유난히 힘겨운 나날을 지냈던 소매업체들은 연말 대목시즌 소비자들의 지갑을 조금이라도 더 열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대형 할인점 타깃은 폭탄세일에 나섰다. 미끼 상품으로 3달러짜리 토스터기와 커피 메이커를 내놓았으며 LCD TV를 246달러의 파격가에 내놓았다. 24시간 영업으로 맞불을 놓은 월마트는 199~249달러짜리 노트북 컴퓨터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메이시백화점은 이미 지난달 23일부터 연말까지 이어지는 도미노 세일에 들어갔다. 블루밍데일백화점도 반값 세일에 행렬에 동참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추수감사절(11월 넷째 주 목요일) 다음날인 금요일을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연말 대목이 시작되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소매 업체들의 실적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된다고 해서 블랙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연말 특수와 이듬해 경기를 가늠할 수 있어 소매 업체들에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이 시기 판매량이 얼마나 늘었는가에 따라 증시에서 관련주뿐만 아니라 전체 주식시장의 흐름이 바뀌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e북 단말기'가 대박을 터뜨렸다. 지금 주문해도 주문량이 많아 연말이나 내년 1월 초에나 받아볼 수 있을 정도다. 포레스터리서치는 '2009년 판매예측 보고서'를 통해 e북 단말기가 100만대 이상이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예상 판매량 가운데 3분의 1이 연말에 집중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소니는 지난 8월 공개한 무선 e북 단말기 '데일리에디션'을 인터넷에서 예약 판매를 받고 있는데, 주문이 몰려 배송 지연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카일 오스틴 소니 대변인은 "주문량이 많아 지금 주문하면 다음달 18일부터 내년 1월 8일 사이에나 배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공개와 함께 온라인 예약 판매를 시작한 반스앤드노블의 '누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반스앤드노블 측은 "제품을 출시하지도 않았는데 주문량이 폭주하고 있어 제 때 언제 배송될지 장담하기 힘든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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