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에 따르면 11일 총으로 무장한 시위대 수십 명은 미국에서 제작된 영화가 이슬람을 모독했다며 공중으로 총을 쏘며 영사관으로 몰려들었다. 이후 시위대 일부는 건물에 불을 질렀고 영사관에 로켓추진 수류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리비아 보안 소식통은 "스티븐스 대사가 연기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리비아 주재 미국대사관은 수도 트리폴리에 있지만 스티븐스 대사는 이날 벵가지 영사관을 들러 직원들의 대피를 돕다가 변을 당했다고 미국 관리는 전했다.
미국 백악관은 보도가 나온 직후 성명을 내고 “벵가지에 있는 미국 외교 시설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으로 스티븐스 대사를 포함해 4명의 미국인이 사망한 사건을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또한 “스티븐슨 대사 등 이번 사건 희생자들은 자유와 정의 그리고 세계 각국과의 동반자 관계에 헌신한 훌륭한 본보기로, 참혹하게 그들의 목숨을 앗아간 사람들과 비교 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과 함께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성명 발표를 준비했다. 또한 이날 미국은 리비아 현지의 미국민과 외교 시설의 안전을 위해 50여명의 부대원으로 구성된 해병대 대(對) 테러팀을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AFP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리비아 과도정부의 모하메드 알 메가리프 대통령도 기자회견을 열고 “시위대의 행동은 비겁했다”며 “희생자에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사망한 스티븐슨 대사는 지난해 초 시작된 리비아 민주화 사태를 줄곧 현장에서 목격한 역사의 증인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 2007년 리비아로 부임한 그는 이후 반정부 세력 대표기구인 국가과도위원회(NTC) 특사를 맡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몰락을 지켜봤다.
문제가 된 영화는 미국에 거주하는 이집트 소수 콥트 기독교인 또는 반 이슬람교 단체가 제작한 것으로 무하마드를 사기꾼으로 묘사하는 일부 장면이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 게시됐다. 시리아 현지 매체는 최근 며칠간 이 영화를 비판했으며 일부 강경 이슬람 성직자가 이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뒤 이날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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