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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신원섭 산림청장

숲해설가·산림치유사 양성해 일자리 창출 적극 나설 것

'산림복지법' 빨리 국회 통과돼야 민간자본 사업 참여 가능

휴양·치유 공익기능 넘어 수익창출 '선순환구조' 만들어야

학교폭력 등 해결위해 다양한 숲체험 프로그램 개발도 추진



백두치유단지 건강증진센터 조감도

"이제 산림은 우리의 쉼터이자 삶터입니다. 앞으로 숲해설가와 산림치유지도사·탄소전문가 등을 대거 양성하고 민간자본의 사업 참여를 유도해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설 생각입니다." 신원섭(55·사진) 산림청장은 산의 날(18일)을 일주일 앞둔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산림청 서울사무소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민들의 산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산림자원의 가치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휴양과 치유 같은 공익적 기능뿐만 아니라 산림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청장은 이를 위해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산림복지법 제정안이 하루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신 청장은 "법이 제정될 경우 유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별 산림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을 통해 민간자본이 들어와 산림자원을 시장화함으로써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신 청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산림복지 활성화라는 정책에 부응해 발탁된 국내 대표적 산림전문가로 청장 취임 이후 산림복지 확대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놓고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그는 산림복지 부문만은 확실하게 해놓고 산림청을 떠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내비쳤다.

그는 "지금까지 산림자원을 활용한 휴양과 교육·치유 등이 개별법에 따라 따로따로 추진되다 보니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산림복지법이 통과되면 이들 기능을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게 돼 국민들의 만족도 또한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림청은 현재 경북 영주와 예천 옥녀봉 일대에 백두대간산림치유단지를 조성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민간자본 유치를 통해 휴양과 치유·교육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대단위 산림복지단지를 지속적으로 확충해나갈 계획이다.

그는 국민 모두가 숲의 혜택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산림복지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태아와 산모를 위한 숲태교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고 유아와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유아숲과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산림교육 프로그램, 일반 시민들을 위한 도시숲과 휴양림, 치유의 숲, 수목장림 조성 등을 통해 인간이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숲을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놓고 있다.

신 청장은 산림녹화는 어느 정도 이뤄진 만큼 이제는 산림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할 때라고 강조했다. 산림은 그저 심고 가꾸고 보존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국민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전진기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산은 이제 일터이자 쉼터이며 삶터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숲해설가와 산림치유지도사·나무의사 등 전문적 일자리를 창출하는 곳으로 활용돼야 하며 다양한 계층의 국민들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제공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민들이 숲 속에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고 정서적으로 올바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자이기도 한 신 청장은 학교폭력 등 청소년 문제를 숲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지론 아래 여성가족부 등 다른 부처와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산림청은 교육부·코레일과 함께 위기 학생들이 자연휴양림에서 1박2일간의 숲체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숲으로 가는 행복열차'를 운영하고 여가부와는 소외계층 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아카데미 활동을 위한 숲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부의 중학교 자유학기제 운영을 위한 숲교육을 전국 130여개 중학교에서 실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도시를 떠나 농어촌과 산촌으로 돌아가 제2의 삶을 설계하는 국민들이 증가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산림청도 산지 이용 활성화와 산촌 살리기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신 청장은 "도시민들이 산촌에 무작정 와서 보면 실망할 수도 있어 '산촌 미리 살아보기 캠프'를 강원과 충북·경남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고 산촌에 들어와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산양삼 재배교육 등 다양한 산림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며 "국유림을 임대해 임산물 경작에 나설 수 있도록 국유림대부제도 시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 청장은 또한 오랫동안 나무심기에 헌신해왔으나 어려움만 겪고 있는 독림가에 대한 지원과 임업후계자 양성 방안에 대한 복안도 피력했다. 젊고 유능한 청년들이 임업후계자가 될 수 있도록 임업후계자 선정시 5년 이상 임산물 재배경력을 제시하도록 하던 것을 지난달 폐지했고 산림을 담보로 연금을 지급해 노후생활을 보장할 수 있도록 산지은행과 산지연금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법 개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 청장은 국내 산림만이 우리의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 우리 기업들이 조림한 산림 또한 우리의 산림이라는 신념 아래 해외 산림기지 확보를 위해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캐나다를 방문해 산림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그는 "30여개 기업이 인도네시아와 뉴질랜드 등 13개 국가에 진출해 서울시 면적의 5.5배에 이르는 32만7,000㏊ 규모로 해외조림을 해놓고 있는데 앞으로 해외 조림대상을 동남아시아 중심에서 중남미·아프리카·북중미로까지 다변화해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오는 2050년까지 해외 조림면적을 현재의 세배인 100만㏊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산림청은 특히 개발잠재력이 높은 중앙아시아와의 산림협력도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가을철 건조기가 오면서 산림청은 다시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신 청장은 상반기 산불 피해면적이 지난해 대비 7분의1로 줄었다며 산불은 초동대처가 중요한 만큼 국민들의 적극적 신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산불 진화를 위한 골든타임인 30분 이내에 진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2016년까지 초대형 헬기 1대를 추가 구입해 대형산불 진화에도 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청장은 국내에서 대표적인 산림훼손 행위 중 하나가 매장 위주의 장묘문화임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구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수목장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재 국유 수목장림 1곳과 공립 수목장림 2곳이 운영되고 있고 사립 수목장림도 수십 개 있으나 사립의 경우 수익만 챙기다 보니 환경파괴 등 갖가지 문제도 야기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 신 청장의 분석이다. 신 청장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권역별로 수목장림을 추가 조성해 새로운 장묘문화가 정착되도록 돕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신 청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소나무 재선충병 때문에 전국 곳곳을 누벼야 할지 모른다. 그래도 우리의 소나무를 지켜야 한다는 모진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남부지방을 벌벌 떨게 만든 소나무 재선충병이 올해 벌써 발생하고 있다"며 "선제적 사전방제 시스템을 구축해 5년 내 완전 방제를 달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He is…

△1959년 충북 진천 △1978년 충북 운호고 △1985년 충북대 임학과 △1988년 캐나다 뉴브런즈윅대 석사 △1992년 캐나다 토론토대 박사 △1996년 충북대 산림과학부 교수 △1996~1997년 미국 아이다호대 방문교수 △2003~2004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방문교수 △2010~2013년 세계산림의학회 부회장 △2011~2013년 한국산림휴양학회장 △2013년~ 산림청장





건강증진센터·치유마을 등 조성… 연구·교육서 산업화까지 진행

■ 백두대간산림치유단지는
영주·예천 옥녀봉 일대에 1413억 투입 2016년 개원

경북 영주·예천 옥녀봉 일대에 처음으로 조성되고 있는 백두대간산림치유단지가 오는 2016년 국민들에게 공개된다.

산림청이 백두대간의 풍부한 산림자원을 활용해 치유와 체험·교육·산업화 등을 복합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1,413억원이라는 국비를 투입해 조성하는 대형 특화치유단지다. 국내 산림복지 전문가는 물론 세계 곳곳의 산림치유 전문가들까지 벌써부터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대표적인 산림복지 서비스 단지다. 산림치유 선진국인 독일과 일본에서도 볼 수 없는 대형 프로젝트로 앞으로 선진국에 역수출 정책 아이템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백두대간산림치유단지는 규모가 2,889㏊에 달하고 중심시설지구만도 152㏊에 이르는 초대형 시설이다.

산림청은 이곳을 치유체험과 연구개발·교육 등을 기능적·물리적으로 통합해 기초연구에서부터 응용·산업화까지를 연계하는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치유시설로 응급의료센터가 포함된 건강증진센터와 치유센터, 장·단기 체류시설인 산림치유마을, 산림치유수련원, 옥녀봉 중독치유센터, 치유정원, 작업치유원, 자유의 숲, 치유의 숲 등이 들어서게 되며 연구교육시설로는 국립산림치유연구센터가 건립된다.

백두대간산림치유단지는 특히 산림치유 효과분석과 연구를 넘어 산업화까지 진행한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산림청은 과학적 검증을 거쳐 치유기능을 극대화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국 치유의 숲과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산림치유시설에 보급할 예정이며 산림의 치유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상품개발을 개발함으로써 산림치유를 기반으로 한 산업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산림청은 경북 오지에 조성되는 백두대간산림치유단지가 백두대간 산림자원의 활용을 넘어 국내 산림치유 활성화와 함께 지역경제 발전의 견인차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간 20만명 정도의 국민들이 산림치유단지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지자체들이 이들 치유객을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해 유치할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림청은 백두대간산림치유단지를 30년간 운영할 경우 8,553억원의 매출과 1조4,198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3,378억원의 소득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일자리만도 2만3,949개에 이른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국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산림은 국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복지자원"이라며 "국립백두대간산림치유단지는 산림을 통한 국민건강과 행복증진에 기여하는 산림복지시설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담=오철수 사회부장(부국장대우) csoh@sed.co.kr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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