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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6월 28일] 히딩크와 가치투자
입력2008-06-27 15:15:20
수정
2008.06.27 15:15:20
축구 팬들의 새벽잠을 설치게 한 ‘유로2008’이 이제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대회의 최고 스타는 역시 거스 히딩크 러시아 대표팀 감독이다. ‘유럽의 변방’ 러시아를 일약 4강에 올려놓으며 2002한일월드컵 때 보여줬던 마술 같은 능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히딩크만의 화려한 전술은 축구 팬들을 매료하기에 충분하지만 그의 혜안은 축구와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주식투자자들에게도 많은 교훈을 남긴다. 지난 10여년간 히딩크의 축구 여정을 주식투자에 대입해보면 흙 속에 묻힌 진주를 캐내는 가치투자의 전형을 읽을 수 있다.
세계 정상권의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 이후 그는 ‘축구 후진국’ 한국팀 감독을 맡는다. 유럽리그 선수 한 명 없던 아시아의 척박한 대표팀이었지만 그는 ‘월드컵 개최국’이라는 가능성을 간파하고 과감하게 지휘봉을 잡았다. 개최국 체면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하에 무한대의 지원을 아끼지 않은 협회와 팬, 그리고 홈구장의 이점을 등에 업은 히딩크는 축구 선진국들을 연달아 격파하며 4강 신화를 일궈냈다.
2006독일월드컵 호주 대표팀도 마찬가지였다. 본선에는 진출했지만 월드컵 진출 경험이 1회에 불과했던 호주였다. 그러나 히딩크는 유럽 각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호주 출신 선수들의 재능을 알아봤다. 짧은 기간 조직력을 다진 뒤 맺힌 열매는 16강 진출이라는 쾌거였다. 유로2008의 러시아도 다를 바 없다. 철저한 유럽의 변방이지만 가스프롬 등 신흥재벌의 막강한 지원력을 그는 읽어냈다. 결과는 보다시피 4강 진출이다.
히딩크의 축구철학은 철저한 가치투자다. 지금은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어 그 모멘텀을 찾아주면 언젠가 화려한 가치를 뽐낼 그것을 알아보는 것이다. ‘히딩크 매직’은 결국 남들이 알아주지 않던 가치주와 이머징 마켓을 찾아 빛을 보게 하는 정석투자와 다를 바 없다.
27일 코스피 1,700선이 무너졌다. 시장에는 온통 비관론만이 팽배하다. 모두가 주식을 내던질 분위기인 지금 진정한 가치주는 흙 속에서 빛나고 있지 않을까. 물론 진주를 찾는 과정은 고통스럽고 지난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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