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대입제도는 대실패다.” 조영달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장은 15일 서울대 사범대 교육정보관에서 열린 ‘바람직한 대학입학제도 모색을 위한 국제학술대회’ 기조강연에서 한국의 대입제도를 설명하며 이 같은 진단을 내렸다. 조 학장은 “2008학년도 입시제도는 중등교육 정상화나 대학 자율화, 사교육비 경감, 선발의 공정성 요구 등 어느 것 하나 만족시키지 못하는 등 크게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이 평가한 이유로 ▦논술ㆍ면접을 위한 사교육비의 증가 ▦내신과 수능시험, 논술ㆍ면접의 삼중고와 고교교육 파행 ▦내신과 수능의 등급제로 인한 학생 평가의 어려움과 대입 자율화 요구의 강화 ▦등급제로 인한 진학 지도의 혼란 등을 제시했다. 또 중등학교와 대학, 학생ㆍ학부모, 정부 등 교육 주체 사이에 신뢰와 소통이 부족하다는 점과 정부가 공교육 정상화 등을 수행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얼마 없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조 학장은 “결국 대입시험제도는 최선이 아닌 차선의 정책을 꾸준히 유지하며 조금씩 수정하는 전략이 가장 비용을 적게 치르는 길”이라면서 “차기 정부가 수능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공개하고 학생 선발을 자율화하기로 했지만 마찬가지로 이러한 조치만으로 정책 목표가 달성될 것으로 생각하는 학자는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서울대 외에도 일본 도호쿠대와 싱가포르 국립교육연구소, 이탈리아 라 사피엔자대, 태국 쭐랄롱꼰대, 중국 옌볜대, 프랑스 국립동양어문화대 등 7개국 교육 전문가가 참가해 각국 대입제도를 설명했으며 16일에는 대입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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